피노, 2경기 등판으로 컨디션 점검
안정감 있는 제구로 기대감 상승
kt 위즈 새 외국인 투수 요한 피노(33)가 실전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며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올 시즌 kt 성적의 키를 쥐고 있는 건 외국인 투수 3명이다. kt는 지난해 공격력에서 경쟁력을 갖춘 모습이었다. 하지만 선발진이 흔들리며 기대 이상의 성적을 거두진 못했다. 크리스 옥스프링은 팀 최고 에이스로 활약했다. 한 번도 로테이션을 거르지 않았고, 12승을 수확하며 kt 마운드를 이끌었다. 하지만 필 어윈, 앤디 시스코의 성적은 저조했다. 시즌 중반 합류했던 저스틴 저마노도 위력적인 구위를 보여주지 못했다.
결국 첫 시즌과 다른 출발을 하기 위해선 외인 3명의 역할이 중요하다. 선발진에서 3명만 안정적으로 돌아가도 성공적이기 때문. 이제 막 첫 실전에 나선 외국인 투수들의 첫 인상은 나쁘지 않다. 특히 먼저 2경기를 소화한 피노의 페이스가 좋다. 피노는 지난 2004년 아마추어 자유계약 선수로 미네소타 트윈스에 입단. 2006년부터 마이너리그를 포함해 10시즌을 뛴 베테랑이다.
정명원 투수 코치는 피노를 가리켜 “원래 미국에서도 꾸준히 했던 선수”라면서 “제구가 확실히 좋다. 원하는 대로 공을 넣었다, 뺐다 할 수 있는 투수”라고 칭찬했다. 스스로도 “제구에 자신 있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실전에서도 피노의 장점이 그대로 나타났다. 피노는 20일 NC전에서 첫 모습을 드러냈다. 1회에는 박민우에게 안타를 맞은 후 보크를 하면서 고전했다. 결국 1사 2루서 나성범에게 3루타를 맞았다.
하지만 피노는 크게 흔들리지 않았다. 모창민, 조영훈을 가볍게 범타 처리했다. 안정감을 찾은 피노는 2회 세 타자를 공 8개로 막았다. 삼진 1개도 곁들였다. 2이닝 동안 총 투구 수도 29개에 불과했다. 피노의 피칭을 지켜본 조범현 감독은 경기가 끝난 후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줬다”라고 평가했다. 무엇보다 볼넷이 1개도 나오지 않았다.
24일 칼 스테이트 대학과의 연습 경기에서도 안정감 있는 피칭을 자랑했다. 피노는 1회 첫 두 타자를 내야 땅볼로 처리한 후 헛스윙 삼진을 뽑아내며 첫 이닝을 끝냈다. 투구수는 11개. 2회에는 1사 후 좌전 안타를 맞았지만 후속 타자들을 각각 중견수 뜬공, 루킹 삼진으로 막았다. 3회에도 마운드에 올라 삼진 1개를 곁들이며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3이닝 2피안타 3탈삼진 무실점의 기록. 이날 경기에서도 볼넷은 없었다. 최고 구속은 142km를 기록했으며 다양한 구종을 시험했다. 땅볼 유도 능력도 빛났다. 그만큼 공이 낮게 들어온다는 방증이었다. 물론 아직 연습 경기이기에 섣부른 판단을 할 수는 없다. 하지만 2경기 등판에서 가능성을 보기에는 충분했다. kt가 올 시즌에는 외국인 덕을 제대로 볼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krsumin@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