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연속 15승’ 양현종의 원대한 꿈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6.02.25 06: 04

좌완 3년 연속 15승 도전 출사표
밸런스-제구 OK, 긴 호흡으로 시즌 준비
KIA의 좌완 에이스 양현종(28)은 올해 목표가 확실하다. 3년 연속 15승 이상이다. 확실한 에이스급 투수로 인정받아 팀의 비상에 도움이 되겠다는 각오로 똘똘 뭉쳐 있다.

양현종은 지난 2년간 KIA 선발진에서 고군분투했다. 2014년은 29경기에서 16승8패 평균자책점 4.25를 기록했다. 토종 선수로서는 최다승이었다. 2015년 성적은 더 눈이 부셨다. 32경기에서 15승6패 평균자책점 2.44를 기록했다. 토종 최고 평균자책점이었다. 184⅓이닝을 던져 자신의 종전 한 시즌 최다 이닝이었던 2014년(171⅓이닝)을 경신했다.
돌이켜보면 지난 2년은 ‘좋은 투수’로 평가받았던 양현종이 리그를 대표하는 투수로 우뚝 선 시간이었다. 그런 양현종은 올 시즌 목표를 또 다시 15승으로 잡았다. 선수 생활의 전성기를 열고 있는 지금의 기량이라면 결코 뜬구름잡는 목표가 아니다. 만약 15승을 달성한다면 또 하나의 이정표를 세우게 된다. 첫 좌완 3년 연속 15승이다.
KBO 역사를 대표하는 좌완 투수들도 3년 연속 15승 고지를 밟은 적이 없었다. 최다승 기록을 가지고 있는 송진우도 2년 연속 15승 이상을 거두지 못했다. 이상훈은 1994년 18승, 1995년 20승을 거뒀지만 1996년은 전업 선발이 아니었다. 류현진은 2006년 18승, 2007년 17승을 기록했지만 2008년 아쉽게 14승에 머물렀다. 동갑내기 김광현도 통산 97승을 거두고 있으나 역시 2년 연속 15승이 없다.
양현종도 이러한 의미를 알고 있다. 양현종은 24일 일본 오키나와 나고구장에서 열린 니혼햄과의 연습경기 등판을 마친 뒤 “3년 연속 15승”이라는 목표를 제시했다. 양현종은 “한국 야구에 이름을 남기는 것이 신인 때보다 목표였다. 좌완 3년 연속 15승은 없는 걸로 알고 있다. 나중에라도 이런 기록이 있으면 이름을 남길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라고 속에 품고 있는 원대한 목표를 드러냈다.
한 시즌에 15승을 거두지 못하고 은퇴하는 좋은 선발투수도 많다. 3년 연속 15승은 분명 큰 대업이다. 3년 동안 절정의 구위와 함께 꾸준히 활약하지 않으면 따라올 수 없다. 기회도 자주 찾아오지 않는다. 양현종도 이를 잘 알고 있다. 욕심을 부려볼 만하다. 준비 과정도 철저하다. 긴 호흡으로 페이스를 끌어올리고 있다.
오키나와 캠프에서 피칭이 다소 부족했던 양현종은 24일 니혼햄전에서 2이닝을 던졌다. 빠른 공 최고 구속은 139㎞로 아직은 정상이 아니었다. 그러나 급하게 생각할 필요는 없다. 정규시즌 개막까지만 페이스를 끌어올리면 된다. 아직 시간이 남아있다. 오히려 밸런스와 제구는 감이 좋다. 코어 운동을 철저히 한 덕에 전반적인 몸의 움직임이 좋아졌다는 만족감도 드러냈다.
양현종은 “감각은 나쁘지 않았던 것 같다. 힘으로 승부하기보다는 타자의 성향을 파악하며 변화구도 적절히 쓴다면 효율적일 것 같다. 스스로도 투구수도 많이 아낄 수 있을 것 같다”라면서 “시즌도 아무래도 그런 패턴으로 가지 않을까 생각한다”라고 전략을 넌지시 드러냈다. 양현종이 거침 없는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skullboy@osen.co.kr
[사진] 오키나와=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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