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 잠금해제를 두고 정부와 법정 싸움 중심에 서 있는 애플이 좀더 강력한 스마트폰을 만들기 위한 작업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타임즈는 24일(현지시간) 애플 관계자 및 보안전문가의 말을 인용, 애플 엔지니어들은 이미 정부가 뚫기 불가능한 새로운 보안 장치 개발에 착수한 상태라고 보도했다.
애플은 지난 18일 미국 법원이 지난해 12월 미국 캘리포니아 주 샌버너디노에서 발생한 무슬림 부부 총기난사 사건과 관련해 FBI 총기테러 수사를 위해 스마트폰 잠금해제 기술을 지원하라고 내린 명령을 거부해 화제가 됐다.

FBI는 14명을 살해한 이 테러범 부부가 아이폰(아이폰 5c)을 사용해 교신한 만큼 공범의 존재 여부나 극단주의 세력과의 연계성 여부를 알아내기 위해 휴대폰을 조사하려 했다. 잠금장치를 풀지 못해 수사에 어려움을 겪었다. 아이폰은 기기가 잠겨 있을 경우 10번 이상 잘못된 비밀번호(4자리)를 누를 경우 모든 자료는 삭제되고 아이폰은 초기화된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16일 자사 공식홈페이지를 통해 이런 법원의 명령에 대한 거부의사를 분명히 밝혔다. 쿡 CEO는 "미국 정부는 애플이 고객의 보안을 위협하는 전례없는 조치를 취하라고 요구하고 있다"면서 "우리는 이같은 명령을 반대한다. 이는 당장의 법적 사건을 넘어 더 심각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고 말했다.
뉴욕타임즈는 만약 애플이 새로운 보안 업그레이드가 성공한다면 애플은 법 집행 기관들로부터 엄청난 기술적인 도전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그면서도 애플이 새롭게 보안 장치 개발에 나선 것은 미국 정부가 아이폰을 두고 벌어고 있는 법적 공방에서 승리할 경우에 대한 대비도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후 FBI는 또 애플에 기술적인 수정을 요구하겠지만 애플은 계속 다른 방법을 찾아낼 것이라는 것이다.
기업들은 그동안 자사 소프트웨어 버그나 해커들로부터 데이터와 코드를 유지하기 위해 보완해왔다. 그러나 에드워드 스노든이 정부의 감시를 폭로한 이후 기업들은 오히려 정부의 침입을 방지하기 위해 제품을 재정비하고 있는 모습이다.
이에 애플은 새로운 OS버전과 새로운 디바이스 보안 기능에 대한 변경을 검토할 수도 있다. 특히 사생활 보호냐, 국가 안보냐를 두고 애플과 미국 정부가 벌이고 있는 애플 잠금해제 논란이 아이폰 7에 어떻게 적용될지도 관심이 모아진다. 만약 법적 공방 여부에 따라 아이폰에 기업이나 정부가 사용자의 데이터에 접근할 수 있도록 만든 '백도어'가 설치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letmeou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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