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발투수로 돌아오는 KIA 우완투수 윤석민이 전지훈련을 완주하지 못하고 조기귀국했다.
윤석민은 25일 전지훈련지 일본 오키나와를 떠나 귀국길에 올랐다. 가래톳 통증이 있는 투수 한기주, 무릎이 아픈 외야수 신종길과 함께였다. KIA 전지훈련은 26일부터 휴일없이 6일간의 마지막 강행군을 펼친다. 마지막 훈련을 앞두고 먼저 철수했다.
이유는 어깨보호였다. 작년부터 어깨 통증을 안고 있었다. 볼티모어에서 스프링캠프를 제대도 못한채 KIA 복귀했다. 게다가 소방수로 30세이브를 따내면서 시즌 막판 치열한 5강 싸움의 한복판에 있다보니 무리가 있었다. 시즌을 마치고 돗토리에서 재활을 했고 12월에는 오키나와에서 훈련을 펼쳤다.

스프링캠프에서도 안전운행을 했다. 체력훈련을 펼치면서 각별히 조심했다. 그래도 불펜투구를 5차례 정도 했다. 40~60개의 볼을 뿌렸다. 원래 24일 니혼햄전에 등판해 2이닝 정도 소화할 예정이었으나 이날 양현종이 대신 등판했다. 역시 어깨상태가 완벽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김 감독이 윤석민을 먼저 보낸 이유는 두 가지이다. 돌다리를 두드리는 것이다. 국내에서 검진도 받고 휴식을 취하면서 시범경기를 준비하라는 신호이다. 4경기의 실전이 남았는데 등판하지 않는다면 굳이 오키나와에 있을 필요가 없는 이유도 있다. 때문에 본격적인 실전은 시범경기부터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KIA로서는 서두를 필요가 없다. 이미 작년 양현종의 선례가 있기 때문이다. 양현종도 어깨부담 때문에 오키나와에서는 실전은 물론 불펜투구도 없었다. 역시 먼저 귀국해 시범경기를 준비했고 두 번의 실전을 거쳐 개막전에서 쾌투를 펼쳤고 2년 연속 15승을 거두었다.
윤석민의 거북이 걸음도 비슷하다고 볼 수 있다. 그래도 불펜까지는 소화했으니 다행이다. 대신 올해는 양현종이 거북이가 아닌 토끼가 됐다. 작년보다는 불펜에 일찍 들어갔고 실전까지 소화하는 등 페이스가 빠른 편이다. 시즌을 마친 후 훈련 프로그램을 차근차근 소화해 몸 상태가 좋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기태 감독은 두 선수가 팀을 대표하는 투수들이고 워낙 자기 조절을 알아서 잘하기 때문에 믿고 있다. 앞으로 개막까지는 한 달이 넘게 남았다. 지금의 걸음걸이만 다를뿐 어차피 개막 출발선에는 토끼와 거북이가 나란히 서게 될 것으로 보는 것이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