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베어스의 새 외국인 투수 마이클 보우덴(30)이 스프링캠프 첫 선발 등판에서 숙제를 남겼다.
보우덴은 25일 일본 미야자키 소켄구장에서 열린 오릭스 버팔로스와의 연습경기에 팀의 선발투수로 나와 2이닝 3피안타 2탈삼진 1볼넷 3실점(2자책)했다. 야수 실책이 겹치는 불운도 있었지만, 빠른 볼을 가지고도 타자를 확실히 막아내지는 못했다.
첫 아웃카운트를 잡기도 전에 3점을 헌납했다. 1회말 선두 슌타를 좌중간에 떨어지는 안타로 내보낸 그는 도루 허용과 자신의 폭투로 위기에 몰린 뒤 니시노 마사히로 타석에 나온 1루수 닉 에반스의 실책으로 선취점을 허용했다.

위기는 계속 이어졌다. 니시노가 2루까지 간 상황에 브라이언 보구세빅의 좌전 적시타에 2점째 실점한 보우덴은 보구세빅이 뛰는 것도 저지하지 못했다. 다시 무사 2루에서 브렌트 모렐의 중전 적시타에 3점째 실점했다. 이후 추가 실점은 없었지만 모렐 역시 2루를 훔쳤다.
이날 보우덴은 2이닝 동안 44개나 던졌고, 포심 패스트볼의 최고 구속은 147km이었으나 타자를 제압하지 못했다. 무엇보다 슬라이드 스텝이 좋다는 평가가 있었음에도 도루를 3개나 허용한 점은 문제였다.
2경기 연속으로 잘 맞은 타구들이 나온 것도 걸리는 부분이다. 1이닝 1실점했던 지난 21일 오릭스전에서도 내준 안타 2개가 모두 정타였다. 이날 역시 상위타선의 방망이를 피해가지 못했고, 주자가 있을 때 지속적으로 한 베이스를 더 내준 것이 실점의 원인이 됐다.
김태형 감독 역시 보우덴의 피칭이 마음에 들지는 않았다. 경기 직후 그는 “두 외국인 선수(보우덴, 에반스)가 신인 같은 모습을 보였다. 3경기로 판단할 수는 없지만 마음이 무겁다. 보우덴은 공은 좋은데 왜 힘이 들어가는지 모르겠다”라고 평했다.
이어 문제가 됐던 도루 허용에 있어서도 “슬라이드 스텝은 본인이 알아서 해결해야 할 문제다”라며 개선할 것을 요구했다. 피칭과 주자 관리 양면에서 문제점을 드러낸 보우덴이 김 감독의 마음을 돌려놓을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nick@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