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스 로드가 완벽한 쇼타임으로 기선제압에 성공했다.
안양 KGC인삼공사는 25일 안양체육관에서 개최된 2015-2016 KCC 프로농구 6강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서울 삼성을 96-71로 제압했다. 역대 6강 PO 중 1차전을 이긴 팀의 94.7%가 4강에 올랐다. KGC는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
관건은 골밑이었다. 삼성은 리카르도 라틀리프, 김준일, 에릭 와이즈, 문태영을 내세워 페인트존을 장악한다는 계산이었다. 라틀리프의 파워와 문태영의 일대일 능력에 기대를 걸었다.

반면 KGC는 불안요소가 많았다. 오세근은 무릎에 뼛조각이 돌아다니는 상황. 찰스 로드는 틈만 나면 외곽으로 겉돌며 슛을 쏴 김승기 감독의 속을 썩였다. 두 선수를 제대로 받쳐 줄 백업도 부족한 상황이었다.
김승기 감독은 “찰스가 라틀리프에게는 안 밀린다. 지지 않을 것이다. 오세근은 30분 이상 뛸 것이다. 시즌이 끝나고 무릎수술을 하니까 죽기 살기로 뛴다고 했다”며 우려를 불식시켰다.

로드의 컨디션은 최상이었다. 1쿼터부터 화끈한 블록슛을 선사한 로드는 기가 살았다. 로드는 2쿼터에만 11점을 폭발시켰다. 시간에 쫓겨 던진 3점슛까지 림을 통과했다. 로드가 라틀리프의 슛을 쳐내자 팀 전체가 살아났다.
반면 라틀리프는 평소답지 않게 기가 죽었다. 전반전 던진 야투 9개 중 단 하나만 넣었다. 로드와의 기싸움에서 완벽하게 밀렸다. 라틀리프는 마리오 리틀에게도 찍히는 굴욕을 당했다. 기둥이 흔들리자 삼성 전체가 무너졌다. 이관희는 어처구니없는 패스를 이상민 감독에게 선사했다. 삼성은 2쿼터 U파울을 2개나 범하며 와르르 무너졌다. 이상민 감독도 흔들리는 팀을 바로 세우지 못했다.
로드는 3쿼터 중반 이정현이 올려준 공을 앨리웁 덩크슛으로 마무리했다. 안양체육관이 들썩할 정도로 엄청난 함성이 터졌다. 로드는 특유의 ‘다 비켜’ 세리머니를 취했다. 문태영이 얼굴을 맞았지만 심판은 그대로 경기를 진행했다.

이날 로드는 20점, 10리바운드. 2블록슛을 기록했다. 시원한 블록슛과 덩크슛도 곁들였다. 반면 라틀리프는 3쿼터까지 야투 5/16의 부진을 보였다. 그는 20점, 16리바운드로 경기를 마쳤지만, 대부분의 득점이 승부가 갈린 뒤 나왔다. 양 팀의 기둥이 극명하게 대조를 이뤘다. 로드는 코트의 주인은 자신이라는 점을 확실하게 각인시켰다. / jasonseo34@osen.co.kr
[사진] 안양=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