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세혁은 1루수, 우익수도 소화 가능
3명 모두 필요한 두산, 트레이드 불가 방침
예부터 포수 왕국이었던 두산 베어스는 이번 시즌에도 안방이 탄탄하다. 주전 포수인 양의지(29)를 필두로 최근 스프링캠프에서 좋은 타격을 보이는 박세혁(26)과 최재훈(27)도 있다.

기존의 백업 포수였던 최재훈, 상무에서 크게 발전한 박세혁 중 누가 1군 엔트리에 들어가 양의지를 뒷받침할지 관심을 모으고 있는데, 둘 다 생존할 가능성도 있다. 김태형 감독은 “박세혁의 타격이 좋으면 1군에 포수 셋을 둘 수도 있다”며 여지를 남겼다.
이들 가운데 박세혁은 포수가 아닌 자리로도 나올 수 있다. 김 감독은 “1루수와 우익수도 가능하다. 캠프에서 수비 연습도 했다. 시범경기 때까지 봐야겠지만 쓰임새가 많을 것이다”라고 한 뒤 지명타자 후보 중 타격에서 제일 좋다면 지명타자로 출전시킬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하지는 않았다.
최근 연습경기에서는 연이어 타격 솜씨를 뽐내고 있다. 박세혁은 24일 소프트뱅크전에 교체 출전해 9회초 방망이에 공을 정확히 실어 외야 우측 페어지역에 떨어지는 안타를 날렸다. 선발 출장한 25일 오릭스전에서는 3타수 2안타로 멀티히트를 해냈다. 상대 에이스 가네코 치히로에 완전히 눌리던 두산 타선이 만들어낸 첫 안타도 포함되어 있었다.
두산 포수진은 질적으로 좋지만 양적으로는 꼭 그렇다고 볼 수 없다. 현재 등록선수 명단에 포수가 이들 셋밖에 없다. 1군을 포수 2인 체제로 꾸리더러도 누구 하나가 부상을 입으면 곧바로 남은 한 명이 1군에 올라와야 한다. 호주에서부터 미야자키까지 캠프 명단에 계속 이름을 올린 최용제도 있지만 육성선수 신분이기 때문에 시즌 초에는 1군에 올라올 수 없다.
따라서 이들 중 하나를 트레이드한다는 것은 다소 무리수가 될 수도 있다. 사실 이번 미야자키 전지훈련 기간 중 한 해설위원이 백업 둘 중 하나 정도는 트레이드를 시도해보는 것이 어떤지 구단에 물은 적이 있었다. 그러나 구단의 생각은 단호하다. 김태룡 단장은 “한 시즌을 치르려면 포수 3명은 무조건 필요하다. 트레이드할 계획은 없다”라고 분명히 말했다.
지난 시즌을 보더라도 만일에 대비해 1군급 포수 4명 정도를 보유하는 것이 합당해 보인다. 두산은 기본적으로 주전 양의지-백업 최재훈의 구도를 완성한 뒤 이따금씩 김응민(시즌 종료 후 2차 드래프트로 삼성에 간 뒤 상무 입대)을 1군에 불러들였다. 1군 경기에 나오지는 않았지만 장승현도 엔트리에 포함된 적이 있으니 2015 시즌 두산 1군 포수는 총 넷이었다.
두산의 백업 포수를 탐내는 팀도 얼마든지 있을 수 있으나 트레이드는 기대하기 어렵다. 두산은 셋 모두를 중요한 자원으로 여기고 있고, 지난해 포스트시즌에 다친 양의지의 우측 엄지발가락도 아직 완전하지 않다. 최재훈과 박세혁 모두가 필요한 이유, 그리고 둘 중 누구도 다른 곳으로 보낼 수 없는 이유다. /nick@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