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니에 가네코까지, 귀한 경험 쌓는 두산
OSEN 조인식 기자
발행 2016.02.26 05: 45

오타니 이어 가네코까지 상대
공략하지는 못했지만 소중한 경험
 두산 베어스의 주축들이 일본 최고의 에이스들을 만나는 귀한 경험을 쌓고 있다.

두산은 지난 25일 일본 미야자키 소켄구장에서 오릭스 버팔로스와 일전을 치렀다. 결과는 두산의 1-5 패배. 상대 선발은 에이스 가네코 치히로였는데, 두산은 2이닝 동안 가네코의 공을 쳐 안타를 뽑아내지 못했다. 야수 실책으로 인해 1루를 한 번 밟았을 뿐, 2이닝 노히트를 당했다.
오릭스를 넘어 일본 전체를 대표하는 투수 중 하나인 가네코는 2014년 16승 5패, 평균자책점 1.98로 퍼시픽리그 MVP와 함께 사와무라상까지 석권했다. 우측 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을 받고 16경기 등판에 그친 지난해 7승 6패, 평균자책점 3.19로 주춤했지만 2017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대표팀에 뽑힐 만한 투수 중 하나라는 점엔 이견을 제시하기 어렵다.
25일 경기에서 가네코는 자신이 지닌 제구력, 경기 운영능력을 확실히 뽐냈다. 포심 패스트볼 구속은 140km대 초반일 때도 많았지만 원하는 곳에 공을 던질 수 있어 쉽게 카운트 싸움을 했다. 실책에 의한 출루도 투수의 승리라고 보면, 두산의 1~7번을 만난 가네코는 7명 중 단 한 명에게도 지지 않았다.
경기 전 민병헌은 “오늘은 (가네코가 등판하니) 못쳐도 본전이다”라며 한 번 도전해보겠다는 뜻을 표현했다. 그는 이대호의 말을 빌어 가네코가 8가지 공(구종)을 던지는데 가운데로 들어오는 공은 하나도 없다고 설명했다. 이대호는 전력분석을 하면 가네코의 볼을 더 치기 힘들다는 이야기도 민병헌에게 건넸다.
가네코를 공략하지 못하고 경기에서도 졌지만, 일본 전체에서도 특급 에이스로 꼽히는 투수와의 대결은 돈을 주고도 살 수 없는 경험이다. 비록 9명이 아닌 7명만 그의 공을 타석에서 볼 수 있었지만, 벤치에 있던 타자들은 물론 투수들에게도 학습효과를 줄 수 있는 시간이었다.
특히 두산 선수들 중 프리미어12 국가대표 유니폼까지 입었던 타자(오재원, 김재호, 양의지, 민병헌, 허경민)들은 현재 세계에서 제일 큰 화제를 몰고 다니는 오타니 쇼에이(니혼햄 파이터스)에 이어 가네코까지 상대해보는 값진 경험을 했다. '국대 베어스'라 불릴 만큼 많은 선수들이 선발되어 5명이나 오타니를 만날 수 있었다.
오타니보다는 느리지만 그래도 위력적인 공을 뿌리는 가네코는 오타니에겐 없는 사와무라상도 받아본 투수다. 김태형 감독이 “기분 나쁜 경기였다. 젊은 선수들이 아웃되더라도 타석에서 적극적인 자세를 보여야 한다”고 혹평했지만 누구든 이 정도 투수를 만난다면 적극적으로 친다는 것이 말처럼 쉬운 일만은 아니다. 투구 요령이 만점에 가까운 투수와 맞붙어본 이날의 경험이 두산 타자 개개인에겐 앞으로 큰 자산이 될지도 모른다. /nick@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