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글렌데일(미국 애리조나주), 박승현 특파원] “빨리 불펜에서 변화구를 던질 수 있게 되었으면 좋겠다.”
지난 23일(이하 한국시간)스프링트레이닝 캠프에서 처음으로 불펜 피칭을 마친 류현진이 했던 말이다.
류현진은 첫 번째 불펜 피칭에서 직구만 30개를 던졌다. 여전한 제구와 첫 불펜피칭으로는 괜찮은 84마일의 구속도 보였다. 다음 날 어깨 상태에도 전혀 문제가 없어 정해진 훈련 스케줄을 소화하고 있다.

하지만 중요한 고비가 남아 있다. 바로 변화구 던지기다. 직구를 던지는 것과 변화구 던지는 것은 사용하는 근육이나 어깨에 주는 부담이 다르기 때문이다. 류현진이 성공적으로 불펜 피칭을 마친 뒤 변화구를 빨리 던지고 싶다고 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불펜에서 변화구를 마음껏 구사한 다음에도 어깨상태에 문제가 없으면 또 한 번 중요한 진전을 이루게 된다.
26일 애리조나주 글렌데일 카멜백렌치에서 이어진 스프링 트레이닝. 류현진은 이날도 트레이너와 짝을 이뤄 캐치볼과 롱토스를 수행했다. 원래 볼을 받아줘야 할 스티브 칠라디 불펜 포수가 같은 시각 페드로 바에즈와 캐치 볼을 해야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바이즈의 캐치 볼이 끝나자 칠라디가 류현진 쪽으로 왔고 이미 캐치볼 – 롱토스 과정을 수행했던 류현진이 다시 캐치볼에 이어 롱토스를 하기 시작했다. 이번에는 하나 더 추가 됐다. 그라운드 피칭이었다. 칠라디에게 볼을 던지던 류현진은 글러브 낀 손으로 사인을 보냈다.
변화구를 던지겠다는 표시였다. 체인지업부터 시작해 커브, 슬라이더까지 던지는 것으로 보였다. 아직은 그립과 팔의 움직임을 점검하려는 듯 힘껏 채는 정도는 아니었지만 이미 변화구 던지는 연습을 하고 있음을 쉽게 알 수 있었다. 그라운드 피칭 후반에는 지켜보던 트레이너가 직접 타석에 들어가 어느 정도 볼이 변화하는지 알려주기도 했다.
류현진은 훈련을 마친 뒤 "오늘 처음 던진 것은 아니었다. 체인지업과 커브를 주로 던졌고 슬라이더를 조금 던졌다"며 "회전수는 마음에 든다"고 만족감을 표했다.
류현진은 27일 스프링트레이닝캠프 두 번째 불펜 피칭에 들어갈 예정이다. 류현진은 이와 관련 "투구수는 처음과 큰 변화가 없을 것이다. 변화구는 가봐야 알겠지만 꼭 던지겠다는 생각은 없다"고 밝혔다. 아울러 불펜 피칭 이후 컨디션에 대해서도 "보통 볼을 던지고 난 뒤 느끼는 정도의 부담감"이라면서 몸상태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nangapa@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