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충연(삼성)이 프로 무대의 높은 벽을 실감했다.
일본 오키나와 2차 캠프에서 열린 연습 경기 내내 호투 행진을 이어갔던 그는 25일 한화와의 대결에서 혼쭐이 났다. 0-1로 뒤진 4회 선발 이케빈에 이어 두 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오른 최충연. 아웃 카운트 하나도 잡지 못하고 고개를 떨궜다.
선두 타자 김태균에게 우익수 방면 2루타를 내준데 이어 최진행에게 중월 투런 아치를 얻어 맞았다. 이후 로사리오의 3루 실책과 신성현의 우전 안타 그리고 차일목의 볼넷으로 무사 만루 추가 실점 위기에 놓였다.

최충연은 박한결과 풀카운트 접전 끝에 밀어내기 볼넷을 허용하며 1점 더 내줬다. 곧이어 정근우의 우전 안타 때 신성현이 홈을 밟았다. 0-5. 삼성 벤치는 최충연 대신 백정현을 마운드에 올렸다. 방송 카메라에 잡힌 최충연의 표정에는 아쉬움이 가득했다.
투수는 얻어 맞으면서 성장한다고 했던가. 최충연은 이날 경기를 통해 잃은 것보다 얻은 게 더 많았다. 정규 시즌 때 이와 같은 상황에 처할 수 있기에 예방 접종을 맞았다고 보면 될 것 같다. 그동안 호투 행진을 이어가며 자신도 모르게 긴장의 끈이 풀릴 수도 있었는데 마음을 다잡을 수 있는 좋은 계기라 볼 수 있다.
경북고 출신 우완 정통파 최충연은 큰 키(189cm)에서 내리꽂는 150km 안팎의 직구가 일품. 최충연은 지난해 장충고와의 봉황대기 결승전을 승리로 이끄는 등 5차례 마운드에 올라 4승(평균 자책점 1.29)을 거뒀고 21개의 삼진을 솎아냈다. 류중일 감독은 "최충연의 성장 속도에 삼성의 미래가 달려 있다"고 표현할 만큼 거는 기대가 남다르다.
최충연은 일본 오키나와 2차 캠프를 앞두고 "잘 던질 수도 있고 얻어 터질 수도 있다. 등판 결과에 일희일비하지 않겠다"며 "전훈 캠프는 말 그대로 정규 시즌을 위한 준비 과정이기에 투구 자세 완성 등 내가 해야 할 부분에 더 신경쓸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경기에서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지만 큰 의미를 두지 않아도 된다. 이 모든 게 삼성 마운드의 미래를 책임질 최충연의 성장 과정의 일부 아닐까.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