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프스토리]한신의 구애와 양현종의 선택지
OSEN 이선호 기자
발행 2016.02.26 10: 02

KIA 좌완 투수 양현종은 지난 24일 오키나와 나고구장에서 열린 니혼햄과의 실전경기에 처음으로 마운드에 올랐다. 선발투수로 등판해 2이닝을 던졌다. 첫 실전인지라 가볍게 몸을 푸는 정도였다. 슬로우 조정이지만 캠프에서 불펜투구 조차 하지 않았던 작년보다는 분명 빠른 페이스이다.  
이날 양현종과 맞대결을 펼친 투수는 에이스 오타니 쇼헤이였다. 초반은 흔들렸지만 특유의 구위를 과시하며 무실점 투구를 했다. 그는 작년 11월 '프리미어 12' 대회에서 마치 은하계에서 건너온 투수처럼 던져 강렬한 인상을 심었다. 한국타자들은 13이닝 동안 삼진만 숱하게 당했고 홈을 밟은 주자는 없었다. 
시계를 돌려 지난 2년전 2월 25일. 나고구장에서 양현종은 지금의 오타니를 연상케하는 압권을 투구를 했다. 6-3으로 앞선 5회부터 등판해 첫 타자를 실책으로 내보냈을 뿐 다음타자를 병살로 솎아냈고 이후 8회까지 단 한 명의 타자도 1루를 밟지 못하게 했다. 4이닝 노히트 투구였다. 

직구의 볼끝이 뛰어났고 제구력, 변화구까지 완벽했다. 니혼햄의 정예타선이 맥을 추지 못했다. 투타겸업에 도전한 오타니도 타자로 등장해 양현종과 대결을 벌여 3구만에 투수 땅볼로 물러났다. 니혼햄의 관계자들이 "도대체 어떤 투수냐"며 선동렬 감독에게 따로 문의를 하기도 했다. 
니혼햄 뿐만이 아니었다. 아마 당시 일본의 다른 팀들도 양현종을 주목했던 것 같다. 나고 인근 기노좌에서 전지훈련을 펼치고 있는 한신 타이거즈 관계자들도 찾았던 것으로 보인다. 최근 한신이 내년 시즌 새로운 외국인 투수로 양현종을 리스트업을 했다는 보도가 나왔는데 그때부터 관심을 갖기 시작한 듯 하다. 
그런데 새로운 사실이 나타났다. 한신이 일찌감치 양현종에게 눈독을 들였다. 2년전인 2014년 오프시즌에 한신이 양현종을 영입하기 위해 은밀하게 움직였다는 것이다. 임대금과 연봉까지 책정했다고 한다. 결과는 실행에 옮기지는 못했다. 양현종이 7년 해외진출자격을 얻어 포스팅시스템을 통해 메이저리그 진출을 타진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결국 낮은 입찰금액에 KIA가 거절하면서 무산됐다. KIA도 메이저리그가 무산된 마당에 에이스를 쉽게 내줄 수도 있는 상황도 아니었다. 한신뿐만 아니었다. 명문구단 요미우리도 물밑에서 관심을 보이기도 했다. 만일 올해도 두 구단의 관심이 그대로 유지한다면 FA 자격을 얻은 양현종의 선택지가 그만큼 넓어지는 것이다. 
양현종은 메이저리그 진출 의지를 거두지 않고 있다. 물론 일본리그도 마찬가지이다. KIA도 잔류시키기 위해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양현종은 2016년 목표로 3년 연속 15승을 내걸었다. 어쩌면 한미일 FA 시장에서 자신의 가치를 극대화시키는 성적일 것이다. 벌써부터 양현종의 거취가 비상한 관심을 받기 시작하고 있다. /sunn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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