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1군 데뷔, 타격에서 보여준 가능성
치열한 경쟁에도 “기회 기다리며 열심히 준비”
“‘수비 잘 하자’라는 생각뿐입니다”.

김선민(26, kt 위즈)은 지난해 우여곡절 끝에 1군 무대를 밟았다. 지난 2010년 삼성 라이온즈 육성 선수로 프로 생활을 시작했으나, 이전까지 1군 경기에 출전하지 못했다. 방출 뒤 고양 원더스를 거치며 실력을 쌓았다. 이후 kt에 입단해 지난 시즌을 앞두고 정식 선수로 등록. 그리고 지난해 1군 23경기에 출전했다. 첫 번째 목표는 이뤘지만 김선민에게는 아쉬움이 남는 시즌이었다.
김선민은 “작년에 1군에 일찍 올라오지 못한 게 제일 아쉽다”라고 말했다. 김선민은 시즌 전부터 백업 내야수로 기대를 모았다. 4월 말 처음 1군 엔트리에 등록됐지만 교체 출전해 3경기를 치른 후 다시 퓨처스리그로 내려갔다. 기다림 끝에 9월 확대 엔트리 때 다시 1군에 복귀했다. 점차 적응하는 모습을 보이더니 시즌 막판 무서운 타격감을 보이기도 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수확도 있었다. 김선민은 “처음 타석에 섰을 때는 ‘1군에서 안타를 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했다. 설렘 반, 두려움 반이었는데 ‘1군에서의 타석은 이런 느낌이구나’를 어느 정도는 안 것 같다. 사람끼리의 승부이다 보니 좋은 투수도 실투를 한다. 그걸 놓치지 않고 때리면 승산이 있다는 걸 느꼈다. 반대로 놓치면 진다는 것도 배웠다”라고 말했다.
아쉬운 점은 수비에서 긴장하는 모습을 보였던 것. 김선민은 “타석에선 긴장감이 저도 모르게 힘으로 나오는 것 같았다. 그런데 수비에선 쫓기듯이 했던 것 같다. 그래서 실수도 자주 했다. 적당한 긴장감 속에서 잘 하도록 하는 게 중요한 것 같다. 또 남은 경기가 더 많았으면 좋았을텐데라는 생각을 했다. 무언가 해보려고 했는데 시즌이 끝났다”라고 돌아봤다.
타석에서도 마찬가지였다. 김선민은 9월 1군 합류 이후 타율 4할2푼4리(35타수 15안타)를 기록했다. 여유를 찾으니 성적이 따라왔다. 그러나 시즌은 끝나갔다. 김선민은 “10타수 1안타 이후 치고 나갔던 것 같다. 쫓기는 느낌이었는데, 2군에서 쳤던 기분으로 했다. ‘1군 투수’라는 생각보단 ‘2군에서 올라온 투수’라고 생각하니 좋은 결과가 나왔던 것 같다. 타격 역시 좋아지려는 찰나에 시즌이 끝난 게 아쉽다”라고 설명했다.
올 시즌을 앞두고는 수비에 대한 생각 뿐이다. 김선민은 “수비 잘 하자라는 생각만 가지고 있다. 방에서도 수비 잘 하는 내야수들의 연습 영상이나 경기 영상을 보면서 좋은 점을 배우고 있다. 그걸 제 것으로 만들고 싶다. 일단 머리로는 알겠는데 몸이 안 따라줘 스트레스도 많이 받았다. 그래도 이걸 이겨내야 좋은 선수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 한참 멀었지만 조금씩 좋아진다면 노력의 결과가 있을 거라 믿는다”라고 말했다.
kt 내야 경쟁은 더 치열해졌다. 하지만 김선민은 “누구와 경쟁을 하는 것 보단 기회가 왔을 때 코칭스태프에서 원하는 모습을 보여준다면 저에게도 차례가 올 거라 믿는다. 다른 사람을 생각하면 제가 할 수 있는 것도 잘 안 된다. 경쟁에 대한 생각보단 기회를 기다리며 열심히 준비하는 게 내게 도움이 될 것 같다”며 덤덤하게 받아들였다.
이제 막 첫 발을 내딛은 만큼, 조금씩 출전 기회를 얻는 것이 목표다. 김선민은 “1군에서 작년보다 더 많은 경기, 안타, 수비 이닝을 기록하고 싶다. 많이 부족했던 지난 시즌보다 팬들에게 ‘김선민’이라는 이름을 알리고 싶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그는 “팀 승리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는 경기를 많이 하고 싶다. 누가 봐도 ‘하려는 의지가 보인다. 야무지다. 독기 있어 보인다’ 이런 느낌이 들도록 노력하겠다”라고 전했다. /krsumin@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