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외야수 김호령이 오타니 때문에 돈벼락(?)을 맞았다.
지난 24일 오키나와 나고구장. KIA는 일본 니혼햄 파이터스와 연습경기를 벌였다. 이날은 일본의 괴물투수 오타니 쇼헤이와 한국의 좌완에이스 양현종의 선발등판해 비상한 관심을 받았다. 오타니는 프미리어 12 대회에서 한국을 상대로 괴력의 투구를 펼쳤고 양현종은 실전 첫 등판이었다.
오타니는 3이닝동안 5개의 탈삼진을 곁들여 1피안타 2볼넷 무실점으로 막았다. 프리미어 12 대회처럼 무시무시한 160km짜리 공은 아니었지만 볼이 가지는 위력은 대단했다. 이에 비해 양현종은 2이닝동안 3피안타 1볼넷 1실점했다. 직구 최고 스피드도 137km 정도였다. 첫 실전이라는 점에 만족하는 몸풀기용 투구였다.

오타니를 상대로 유일한 안타를 때린 선수가 바로 김호령이었다. 1회 톱타자로 타석에 들어서자마자 좌익 선상으로 흐르는 2루타를 날린 것이다. 이인행이 볼넷을 얻었지만 필이 유격수 병살로 물러났고 나지완도 볼넷을 얻었지만 황대인이 삼진을 당해 득점에는 실패했다.
경기전 김기태 감독은 오타니를 걸고 이색 이벤트를 했다. 상금 5만엔을 내놓고 가장 좋은 뛰어난 타격을 했던 선수에게 3만엔, 그리고 안타와 출루를 하면 1만엔씩 주겠다고 공언한 것이다. 오타니를 상대로 즐겁게 경기를 해보자는 취지였고 일본 괴물투수를 통해 은근히 자신감을 얻기를 바란 것이다. 김 감독은 연습경기마다 상금을 내건다.
결과는 2루타를 때린 김호령이 3만엔의 주인공이 됐다. 이인행과 나지완은 각각 1만엔씩 받았다. 2회부터는 출루자체가 봉쇄당했기 때문에 세 선수가 나눠가질 수 밖에 없었다. 특히 김감독은 김호령이 2루타를 때리고 상금을 따내자 더욱 기분이 좋은 듯 했다. 작년 드래프트 꼴찌 순번 김호령을 과감하게 주전으로 발탁해 키운 이가 바로 김감독이었다.
김호령은 특출난 수비와 달리 타격에서 다소 아쉬움이 있었다. 올해 주전 중견수로 사실상 낙점을 받았으나 타격에서 성장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붙박이 주전을 장담할 수 없다. 그러나 오키나와 실전에서도 끈질긴 타격을 하는 등 작년보다 확실히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27일 SK와의 연습경기가 끝나자 김감독은 김호령을 붙잡고 타격지도를 겸한 직접 토스 배팅을 진행했다. 3만엔짜리 보다 훨씬 값진 레슨이었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