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태영(38, 삼성) 대 양희종(31, KGC)의 대결이 과열되고 있다.
서울 삼성은 27일 안양체육관에서 벌어진 2015-2016 KCC 프로농구 6강 플레이오프 2차전서 안양 KGC인삼공사에게 86-93으로 졌다. 삼성은 1패만 더하면 6강에서 탈락한다. 삼성은 29일 잠실로 장소를 바꾸는 3차전서 반드시 이겨야 하는 처지다.
삼성의 키는 문태영이 쥐고 있었다. 그는 1차전 15점으로 다소 부진했다. 1쿼터 11득점을 폭발시킬 때는 좋았지만, 후반전 부진했다. KGC는 문태영을 꺾기 위해 '수비귀신' 양희종을 선발로 세웠다. 김승기 감독은 “양희종이 문태영을 잡아줘야 한다”며 기대를 걸었다.

초반부터 양희종 대 문태영이 불꽃 튀었다. 문태영이 양희종을 뿌리치고 뛰어나가는 과정에서 신체접촉이 있었다. 코트에 넘어진 양희종은 통증을 호소했다. 신경전의 시작이었다.
1쿼터 중반 두 선수는 다시 한 번 충돌했다. 문태영이 왼손 레이업슛을 올라가는 과정에서 양희종과 접촉했다. 슛을 성공시킨 문태영은 이미 쓰러진 양희종 위로 넘어졌다. 양희종은 문태영을 밀치며 다소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였다. 두 선수는 더블테크니컬 파울을 지적받았다. 양희종은 이어진 수비에서도 문태영을 거칠게 다뤄 넘어뜨렸다.

양희종은 파울퇴장을 불사하더라도 문태영의 예봉을 꺾겠다는 의지가 강했다. 그의 파울성 플레이에 심판콜이 불리지 않은 장면도 있었다. 수치로 드러나지 않는 효과가 있다. 양희종의 적극성이 KGC전체의 전투력을 상승시켰다.
양희종은 1쿼터 7분 5초 동안 문태영에게만 3파울을 범하고 전성현과 교대했다. 양희종은 2쿼터 종료 4분 9초를 남기고 문태영에게 네 번째 파울을 범했다. 결국 양희종은 경기종료 4분 34초를 남기고 퇴장을 당했다. 뛴 시간은 10분 56초에 그쳤다. 양희종이 막는 동안 문태영은 10점을 올렸다. 득점은 내줬지만, 문태영의 기세는 꺾을 수 있었다. 문태영은 후반전 2점에 그쳤다. 특히 4쿼터 가장 중요한 순간 문태영은 무득점이었다.
경기 후 김승기 감독은 '악역'을 맡은 양희종의 투혼을 칭찬했다. 그는 “희종이는 파울이 안 나올 수 없다. 문태영을 막다보면 5반칙이 나오겠다고 생각했다. 문태영과 희종이가 사이가 안 좋은 걸로 안다. 게임할 때는 희종이가 나가서 잘해줬다. 문태영이 심리적으로 많이 위축됐다. 서로 과격하게 했다”고 평했다.

문태영은 6강 시리즈 평균 14.5점으로 부진하다. 그나마 그 중 11.5점을 전반전에 넣었다. 후반전 평균득점은 3점에 불과하다. 특히 4쿼터에는 아예 득점이 없다. 문태영이 해결사의 면모를 보여주지 못한다면 삼성은 승산이 없다. ‘캡틴’ 양희종의 수비방패가 더욱 빛나고 있다. / jasonseo34@osen.co.kr
[사진] 안양=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