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 달라진 차일목, 그가 말하는 한화에서의 변화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6.02.28 06: 03

한화 이적 후 도루 저지율 대폭 향상
대폭적인 폼 변화, 마지막 투혼 의지
"마지막으로 한 번 정말 잘해보고 싶다". 

요즘 한화에서 가장 뜨거운 선수는 베테랑 포수 차일목(35)이다. 어느덧 30대 중반을 넘은 나이에 극적인 변화의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공수에서 눈에 띄게 확 달라진 모습으로 모두를 놀라게 하며 한화 포수진의 새로운 힘으로 떠올랐다. 과연 한화에서 차일목에게는 어떤 변화가 있었던 것일까. 
▲ 건강한 몸, 완전히 바꾼 폼
차일목은 지난 몇 년간 도루 저지에서 큰 약점을 드러냈다. 5년간 도루 저지율이 2할1푼6리에 불과했다. 그래서 생긴 별명이 '자동문'. 하지만 한화 유니폼을 입고 처음 나선 실전 연습경기에서 무려 6번이나 도루 저지에 성공했다. 유일하게 도루를 내준 게 25일 삼성전 박해민. 박해민도 1차 시도에서는 차일목에게 2루 도두를 저지당했다. 변화가 쉽지 않은 베테랑에게 어떤 변화가 있었을까. 
차일목은 "체중이 8kg 정도 빠졌다. 고치 캠프에서만 그 정도 빠진 것 같다. 억지로 빼려고 한 것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쭉쭉 빠졌다"며 "전체적으로 몸 상태가 괜찮아졌다. 최근 몇 년간 발목 상태가 안 좋았는데 통증이 없어졌다. 팔 상태도 괜찮아졌다. 훈련으로 몸은 힘들어도 아픈 곳이 없으니 버틸 수 있다"고 말했다. KIA 시절 막판 팔과 발목으로 고생했지만, 이제는 통증에서 자유로워졌다. 
기술도 완전히 뜯어고쳤다. 그는 "송구 동작과 팔각도부터 여러 가지로 바꿨다. 공을 잡을 때 두 손으로 잡던 것을 한 손으로 하고 있고, 몸이 앞으로 나가는 것보다 제자리에서 턴하는 식으로 변화를 줬다"며 "처음에는 어렵고 힘들었다. 여태까지 해온 게 있는데 한 번에 바꾸기가 쉽지 않았다. 그래도 한화에 와서 오키 야스시 코치님이나 김정준 코치님에게 새로운 것을 많이 배우고 있다"고 말했다. 
▲ 자랑스러운 아버지 될 것
지난 2003년 KIA 입단 후 줄곧 타이거즈에서만 뛰어온 차일목은 2차 드래프트에서 한화에 지명돼 처음 유니폼을 갈아입었다. 그 당시에 대해 "아무 생각이 없었던 것 같다. 그저 마지막으로 한 번 '정말 잘해보고 싶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마음밖에 들지 않았다"고 기억했다. KIA에서 주전 포수로 수년간 활약했지만, 그보다 더 강렬한 불꽃을 태우고 싶은 의지가 솟구쳐 올랐다. 
이유가 있었다. 2명의 아들을 두고 있는 차일목은 "아이들이 이제 내가 야구를 한다는 것을 알고 있더라. 특히 첫째가 5살인데 TV에서 야구 중계가 나오면 누가 어떻게 하는지 물어보고는 한다. 아이들에게는 아빠가 야구선수인데 야구하는 것을 못 보여주니 미안했다. 아이들에게 야구선수로서 좋은 모습을 한 번은 보여줘야 한다는 생각이 간절하다"고 솔직하게 이야기했다. 
아직은 캠프 기간이고, 시즌을 준비하는 단계다. 차일목도 "지금 당장 성적은 큰 의미 없다. 개인적인 목표도 생각해 본 적 없다"고 말한다. 그는 "일단 몸과 마음 모두 최고로 좋은 상태를 만들겠다. 지금 우리 팀 멤버가 좋다. 선수들에게 많은 도움을 받을 것이고, 나 역시 팀이 이기는 데 어떻게든 도움 되고 싶다"고 했다. 늦은 나이일 수 있지만, 비로소 진짜 변화를 시작한 차일목에게 봄날이 찾아왔다. waw@osen.co.kr
[사진] 오키나와=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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