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우의 승부욕, 김성근 감독에게 혼난 사연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6.02.28 09: 15

순한 외모에도 마운드만 올라가면 승부욕
김성근 감독도 인정한 근성, 페이스 회복
"마산 아이의 기질이 있다". 

한화 김성근 감독이 2년차 우완 유망주 김민우(21)에 대해 한 말이다. 189cm 105kg 거대한 체구에도 얼굴만 보면 앳된 모습이 많이 남아있다. 성격도 순해 선배들에게 귀여움 받는 후배이기도 하다. 그런데 김성근 감독 말대로 마운드에만 올라가면 돌변하는 반전 매력이 있다. 
김 감독은 "김민우는 겉으로 애처럼 보이지만 속은 그렇지 않다. 불펜 투구에서 마음먹은 대로 공이 들어가지 않으면 성질을 부리기도 한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그런 김민우의 모습이 퍽 싫지 않은 모양인 듯했다. 프로 선수라면 그 정도 근성과 승부욕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김민우는 "작년에는 불펜 투구를 하다 나도 모르게 욱하는 바람에 감독님에게 혼난 적이 있다. 고친다구장 100바퀴를 뛰었다. 올해 고치 캠프에서도 불펜에서 연습이 잘되지 않아 소리를 지리는 바람에 감독님에게 또 꾸중 아닌 꾸중을 들었다"며 쑥스러워했다. 
그는 "나도 왜 그러는지 모르겠다. 평소에는 안 그러는데 투구만 하면 사람이 이상해지는 것 같다. 흥분이라기보다 뭔가 끓어오르는 게 있다. 잘되지 않을 때 그런 모습이 나온다"고 말했다. 하지만 만족 없는 승부욕이 있어 '성장하는 유망주'의 표본이 되고 있다. 
올해 캠프에서도 김민우는 위기 속에서도 빠르게 페이스를 찾고 있다. 고치 캠프 초반에는 투구 밸런스 난조로 고생했고, 오키나와로 넘어와선 갑자기 독감에 걸려 훈련을 중단해야 했다. 두 번의 고비가 있었지만 김민우는 특유의 승부욕으로 빠르게 회복 중이다. 
그는 "고치에서 초반에 밸런스가 안 좋았지만 감독·코치님 지시대로 따라하다 보니 좋아졌다. 자신감을 가진 상태에서 오키나와에 왔는데 감기에 걸렸다. 이제는 감기가 다 나았고 다시 만들어야 한다. 이닝을 짧게 던지고 있지만 괜찮아지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 25일 삼성전에서 1이닝을 삼자범퇴로 깔끔하게 막았고, 27일 KIA전에도 2이닝 2피안타 무사사구 1탈삼진 무실점으로 안정감을 뽐냈다. 독감 때문에 열흘 넘게 실전 등판이 없었다는 것을 감안하면 빠른 회복세. 김민우는 "작년에는 처음이라 뭣도 모르고 무작정 따라갔지만 이제는 스스로 연습을 찾아서 하게 된다. 공 하나라도 더 던지려 한다"고 말했다. 이런 승부욕이 있어 김민우의 미래가 더 밝아 보인다. /waw@osen.co.kr
[사진] 오키나와=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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