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도전이 시작됐다. 아이스하키의 수준이 높아진 결과다.
안양 한라가 정규리그 2연패에 성공했다. 27~28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2015-2016 아시아리그 아이스하키 도쿄 집결전에서 한라는 1승 1패를 기록, 승점 114점으로 사상 최고 성적으로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지난 시즌 정규리그에서 우승하고도 일본의 도호쿠 프리블레이즈와 챔피언결정전에서 3연패를 당하며 맥없이 패권을 넘겨준 한라는 2009-2010 시즌 이후 6년 만의 통합우승에 다시 한번 도전한다.

전날 일본제지 크레인스에 1-3 역전패를 당하며 정규리그 우승 꿈이 물거품 되는 듯 보였던 한라는 사할린이 최약체 차이나 드래건(중국)과 홈 경기에서 뜻밖에 승점 2를 추가하는데 그치면서 기사회생했다. 결국 기회를 놓치지 않고 마지막 경기를 완벽한 승리로 마치며 귀중한 우승을 차지했다.
한라의 2연패가 갖는 의미는 대단하다. 우선 한국 아이스하키의 수준이 몰라보게 높아졌다. 아시아리그 출범 초반 한국은 일본의 상대가 되지 않았다. 120년의 역사를 가진 일본을 갑작스럽게 뛰어 넘기에는 어려움이 많았다. 또 저변에서도 한국과 일본의 차이는 굉장히 컸다.
일본은 동계올림픽과 상관없이 아이스하키에 대한 관심이 컸다. 한국이 제자리 걸음을 걷는 동안 일본은 더욱 발전했다. 이미 귀화 선수를 통해 대표팀을 꾸린 것도 일본이 먼저였고 리그를 크게 발전시킨 것도 일본이었다.
따라서 출범 초기에는 수준이 굉장히 떨어졌다. 그러나 빠르게 한국 아이스하키는 일본을 추격했다. 어려움이 많았지만 일본에 고개를 숙이고 선수들의 연수를 보냈다. 문전박대를 당하면서도 개의치 않고 치열하게 노력했다.
그 결과 한라는 이번 우승으로 통산 4회 우승을 차지했다. 일본제지 크레인스와 동률이다. 그리고 올 시즌에는 리그 최다승점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이번 시즌에도 우승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일본에 오자 대접이 달라졌다. 이유는 간단하다. 실력이 좋아졌기 때문이다.
한라의 발전의 중심은 정몽원 한라그룹 회장이 자리하고 있다. 아이스하키협회 회장이기도 한 정 회장은 아이스하키에 미쳐있다. 적극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 또 필요하면 가능한 방법을 모두 동원해 팀에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
비록 세계적인 수준이 미치지는 못하지만 한라의 지원은 다른 국내 구단과는 차원이 다르다. 적극적인 지원을 바탕으로 선수들의 실력도 상승했다. 모두 아이스하키만 바라본 회장님의 생각이었다.
27일 경기에 패했지만 정 회장은 한국으로 돌아가지 않았다. 구단에 대한 강한 믿음을 가졌기 때문이다. 특히 정몽원 회장은 오지와 경기서 응원단과 함께 힘을 보탰다. 귀빈석에 앉아 편안하게 경기를 지켜볼 수 있었지만 관중석으로 내려와 목이 쉴 정도로 열심히 응원을 했다.
경기를 마친 뒤 정 회장은 모든이들의 손을 잡고 "고맙습니다"라는 인사를 건넸다. 큰 애정을 가지고 임했기에 기쁨이 더 커졌다. 적극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았지만 역시 공은 선수들과 힘을 보탠 이들에게 돌렸다. / 10bird@osen.co.kr
[사진] 안양 한라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