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이 힘을 뺀 OK저축은행을 잡고 포스트시즌 진출에 대한 가능성을 살렸다.
대한항공은 29일 안산상록수체육관에서 열린 ‘2015-2016 NH농협 V-리그’ 남자부 OK저축은행과의 경기에서 모로즈 등 주축 선수들의 고른 활약을 앞세워 세트스코어 3-0(26-24, 25-20, 30-28)로 완승을 거뒀다. 남은 경기 결과와 관계없이 이미 정규시즌 2위를 확정 지은 OK저축은행은 이날 주축을 빼고 경기를 치렀다.
대한항공은 승점 61점을 기록, 3위 삼성화재(승점 63점)를 2점차로 추격했다. 삼성화재가 아직 한 경기를 덜 치러 여전히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는 가운데 대한항공은 시즌 최종전인 3월 5일 한국전력전에서 반드시 승점 3점을 따고 삼성화재의 남은 2경기 경기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 산술적으로는 역전 가능성도 남겨두고 있으며 삼성화재와의 시즌 최종 승점차가 3점 이내일 경우 준플레이오프에 진출할 수 있다.

대한항공 외국인 선수 모로즈는 공격 성공률 62.06%에 21점을 올리며 팀 공격을 이끌었고 정지석이 11점으로 뒤를 받쳤다. OK저축은행은 전병선이 15점, 심경섭이 13점, 장준호가 8점, 이시몬이 9점을 올리는 등 잘 싸웠지만 결정력과 공격력의 한계를 이겨내지는 못했다.
OK저축은행은 이날 외국인 선수 시몬과 토종 주포 송명근이 주전으로 나서지 않았다. 주전 레프트 송희채와 센터 김규민 등도 세트 중간에 잠시 나서 컨디션을 조절하는 정도였다. 코트에는 장준호 전병선 심경섭 천종범 이시몬 등 출전 기회가 적었던 선수들이 대거 모습을 드러냈다. 그러나 1세트에는 만만치 않은 저력을 뽐냈다.
시종 일관 끌려가던 OK저축은행은 16-18에서 김학민의 범실, 장준호의 속공, 심경섭의 연속 후위공격으로 20-20으로 균형을 맞추는 데 성공한 끝에 세트를 듀스로 몰고갔다. 그러나 대한항공은 24-24에서 심경섭의 서브 범실로 한숨을 돌렸고 이어 전병선의 후위공격을 진상헌이 블로킹으로 떨어뜨리며 이날 경기의 가장 큰 고비를 넘겼다.
한숨을 돌린 대한항공은 2세트 들어 모로즈의 강타가 이어지며 비교적 쉬운 경기를 펼쳐 나갔다. 반면 OK저축은행은 공격 성공률이 급격하게 떨어지며 한계를 보인 끝에 17-25로 무너졌다.
3세트에서는 OK저축은행이 다시 반격에 들어갔다. 전병선과 심경섭을 중심으로 대한항공을 집요하게 괴롭혔다. 10점대 초반까지는 대등한 경기가 이어졌다. 대한항공이 먼저 20점 고지에 올라서기는 했지만 1점차 리드였고 20-21에서는 신영수의 공격 범실로 동점까지 이르렀다. 이어 22-22에서는 이 세트의 히어로인 심경섭이 오픈 공격을 성공시키며 역전을 만들어내는 저력을 선보였다.
대한항공은 24-25에서 모로즈의 행운의 득점으로 동점을 만들었고 이어 모로즈의 강타로 다시 역전에 성공했으나 끝낼 수 있는 기회에서 모로즈의 공격 범실로 듀스를 허용했다. 26-26에서 모로즈의 공격 성공에 이어 전병선의 공격이 나가며 대한항공의 승점 3점이 확정되는 듯 했으나 비디오판독 끝에 뒤집히며 듀스 승부가 이어졌다.
그러나 대한항공은 28-28에서 호수비에 이은 김학민의 오픈 공격으로 한숨을 돌렸고 마지막 순간 한선수가 블로킹을 성공시키며 승부를 3세트에서 마무리지었다. /skullbo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