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설빈이 선제골을 넣었지만 승리는 놓쳤다. 그러나 11년 만에 북한을 상대로 패배하지 않았다. 승리는 얻지 못했지만 북한전 9연패의 사슬을 끊은 것은 소득이다.
윤덕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여자 축구대표팀은 29일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여자 축구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북한과 1차전에서 1-1로 비겼다. 아쉽게 승리를 놓친 한국은 다음달 2일 개최국 일본과 2차전을 갖는다.
한국은 1·2차전에서 승점을 획득하는 것을 목표로 잡았다. 최종예선에 참가하는 6개국 중 상위 2개국에게만 올림픽 출전권이 주어지는데, 1·2차전에서 상대할 국가가 참가국 중 최고 전력으로 꼽히는 북한과 일본이었기 때문이다.

한국의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은 18위인데, 북한(6위)과 일본(4위)는 한국과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북한의 경우 역대 전적에서 1승 1무 14패로 매우 약한 모습을 보이고 있고, 일본은 2015 캐나다 월드컵 우승국으로 세계 최고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예상과 결과는 달랐다. 북한을 상대로 최근 9연패를 기록하고 있는 한국이지만 결코 주눅드는 모습이 없었다. 오히려 강한 압박으로 북한을 당황하게 만들었다. 또한 짜임새 있는 공격으로 북한의 수비를 흔들었다.
틈을 엿보던 한국은 전반 32분 선제골을 넣었다. 중원 오른쪽에서 서현숙이 찔러준 패스를 받은 이민아가 수비수 1명을 제치고 페널티 지역 오른쪽으로 침투하며 기회를 만들었다. 이민아는 낮은 크로스를 올렸고, 문전으로 쇄도하던 정설빈이 가볍게 밀어 넣어 골을 기록했다.
첫 골을 도운 이민아는 선제골 이후 더욱 왕성한 움직임을 선보여였다. 2선에서 활발한 침투로 추가골 기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전반 38분에는 감각적인 발 뒤꿈치 패스로 좋은 기회를 만드는 듯 했지만, 공이 수비의 발에 걸리며 아쉬움을 남겼다.

전반전 동안 좋은 모습을 보이던 한국은 후반 들어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다. 북한이 선수 교체로 분위기를 바꾼 것이 주효했다. 게다가 한국은 전반전에 좋은 모습을 보인 서현숙과 이민아의 체력이 급격하게 떨어져 전반전과 같은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체력의 우세로 밀어 붙인 북한은 후반 35분 동점골을 넣었다. 박스 왼쪽으로 침투한 리정심이 아크 정면으로 쇄도하던 김은주에게 공을 내줬고, 김은주가 과감한 중거리 슈팅을 시도해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한국은 분위기를 바꿀 필요가 있었다. 한국은 후반 43분 이금민 대신 전가을을 투입해 공격진에 활기를 불어 넣었다. 지친 전방에 힘을 실어 강한 압박을 펼치는 것은 물론 역습으로 기회를 만들겠다는 뜻이었다. 기대와 다르게 더 이상의 기회는 오지 않았다. 그러나 북한의 공격을 잘 견뎌내며 더 이상의 골도 허용하지 않았다. /sportsher@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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