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우람 부진? 연습경기 결과 '베테랑은 무의미'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6.03.01 10: 00

베테랑들 컨디션 조절-새로운 실험 시기
연습경기 결과에 일희일비할 필요 없어
연습경기 성적, 얼마나 큰 의미가 있을까. 

KBO리그 스프링캠프 연습경기도 이제 거의 끝물이다. 체력과 전술 훈련으로 몸 상태를 끌어올린 뒤 실전 연습경기를 통해 감각을 끌어올리고 있다. 이제 시즌 개막까지 정확히 한 달밖에 남지 않았고, 연습경기가 국내에 생중계되는 시대를 맞아 정규시즌 못지않은 관심을 모으고 있다. 
한화 이적생 투수 정우람은 지난달 29일 넥센과 연습경기에 첫 실전 등판했다. 결과는 2이닝 4피안타 1탈삼진 1실점. 지난겨울 고액의 FA 대박을 터뜨린 정우람의 첫 투구에 시선이 쏠렸고, 등판과 함께 3연속 안타를 맞은 이날 결과에 벌써부터 아쉬움을 느낀 팬들도 있었다.
경기 후 그는 "첫 투구인데 잘 안 됐다. 다양한 변화구를 던져봤는데 제구가 잘되지 않았다. 투구수가 모자란 만큼 남은 기간 연습을 더 많이 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속구와 체인지업 위주로 던지는 정우람은 이날 투심·슬라이더·커브 등 여러 구종을 시험해봤다. 정우람 정도 되는 선수면 연습경기에 전력투구는 의미 없다. 
정우람은 프로 13년차 베테랑이자 리그 최고의 구원투수다. 지난해 SK에서도 정우람의 연습경기 성적은 매우 부진했다. 4차례 연습경기에서 매경기 실점을 허용했다. 4이닝 동안 홈런 2개를 맞고 5실점했다. 블론세이브가 3개였고, 평균자책점은 11.25였다. 하지만 정작 시즌에 들어가서는 언제 그랬냐는 듯 정상급 성적을 냈다. 
삼성 이승엽은 올해 캠프 연습경기에서 12타수 7안타 타율 5할8푼3리 3홈런 11타점으로 타격감이 매우 뜨겁다. 그렇지만 그 역시 의미가 없다고 한다. "연습경기에서 잘 치는 건 중요하지 않다. 페이스가 너무 빨리 올라와도 안 좋다. 시즌에 맞춰 타격 사이클을 조절해야 한다. 지금 너무 잘 맞으면 불안하다. 욕심 내지 않고 마음을 눌러야 한다"는 게 이승엽의 말. 
일본프로야구도 크게 다르지 않다. 주니치 드래건스의 에이스 오노 유다이는 지난달 28일 LG와 연습경기에서 3이닝 9피안타 4실점으로 공략 당했다. 그에게 안타 2개를 뽑아낸 LG 베테랑 박용택은 "전력으로 던지는 것 같지 않았다. 여러 가지로 테스트하는 느낌이었다. 에이스급 투수라면 이 시기 100% 공을 던지지 않을 것이다"며 결과에 큰 의미를 두지 않았다. 
한 주전 베테랑 타자는 "자리가 확실한 주전 선수들에게 연습경기는 말 그대로 연습경기일 뿐이다. 전력을 다하는 선수 많지 않다. 일찍 페이스를 끌어 올려봤자 좋을 게 없다. 지금은 적절하게 컨디션 조절하며 시즌을 준비하는 기간이지, 성적을 내는 시기가 아니다. 성적은 시즌 때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베테랑 투수는 "매년 이 시기 젊은 선수들이 부쩍 성장한다. 1군 엔트리 경쟁이 치열할 것 같지만 막상 시즌 들어가면 다르다. 캠프 때 많았던 선수들 중 1~2명만 1군에 올라와도 성공한 것이다. 연습경기와 시즌은 완전 다르다. 실전용의 베테랑 선수들에게는 아프지 않고 몸 만드는 게 우선이다"고 말했다. 베테랑 선수들에게 연습경기 성적은 거의 무의미하다. 벌써부터 일희일비할 필요 없다는 의미다. /waw@osen.co.kr
[사진] 오키나와=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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