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현의 부상투혼이 오리온을 4강으로 인도했다.
고양 오리온은 1일 원주종합체육관에서 벌어진 2015-2016 KCC 프로농구 6강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원주 동부를 79-67로 제압했다. 오리온은 쾌조의 3연승으로 4강 진출을 확정지었다. 3번 시드 오리온은 정규리그 2위 모비스와 8일 울산에서 4강 1차전을 갖게 됐다.
이번에도 이승현의 가치가 빛났다. 이승현은 웬델 맥키네스와 로드 벤슨이 득세하는 가운데 육탄으로 그들을 저지했다. 이승현은 1쿼터에만 3점슛 2개 포함, 12점을 퍼부으며 오리온의 기선제압에 일조했다.

돌발변수가 발생했다. 2쿼터 종료 3분 5초를 남기고 스틸에 이어 속공에 참여했던 이승현은 왼쪽 무릎을 부여잡고 넘어졌다. 슛 시도 중 착지를 잘못하며 좋지 않던 왼쪽 무릎에 충격이 가해졌다. 이승현은 들것에 실려 코트에서 빠져나갔다. 경기를 지켜보던 이승현은 절뚝이며 라커룸으로 향했다. 이승현은 경기 후 복귀가 어려울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이승현은 철인이었다. 3쿼터 시작과 동시에 이승현은 다시 코트에 섰다. 무릎통증을 참고 단 몇 분 만에 다시 코트에 섰다. 장재석과 최진수가 있지만, 이승현과는 비중이 다르다. 외국선수의 수비에 이승현만큼 능한 선수가 없다. 이승현은 코트내 존재감이 남달랐다.
동부는 3쿼터 종료 4분 56초를 남기고 벤슨이 5반칙 퇴장당하는 악재를 맞았다. 맥키네스가 분전했지만 혼자서는 무리였다. 이승현은 동료를 위해 스크린을 서고 리바운드를 잡으며 승리의 발판을 마련했다. 이승현의 부상투혼에 동료들의 전투력도 올라갔다. 이승현은 종료 2분 52초를 남기고 14점 차로 달아나는 3점슛을 꽂아 승부를 결정지었다.
이날 이승현은 20점, 5리바운드, 3어시스트, 3점슛 4개, 2스틸을 기록했다. 기록에 드러나지 않는 공헌이 더 많았다. ‘외국선수 전문 지우개’ 이승현의 부상투혼은 오리온이 4강에 오른 가장 강력한 이유였다. / jasonseo34@osen.co.kr
[사진] 원주=이동해 기자 eastsea@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