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우완 정인욱(27)이 캠프에서 희망을 조금씩 높여가고 있다.
정인욱은 2일 일본 오키나와 아카마구장에서 열린 LG와 연습경기에 선발등판, 4이닝 2피안타 1볼넷 3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캠프 3경기에서 9이닝 7피안타 1볼넷 8탈삼진 2실점으로 선발·구원을 가리지 않고 안정감 있는 투구로 기대를 높였다.
정인욱은 지난달 15일 연습경기 첫 등판에서 SK를 상대로 구원 2이닝 1피안타 무사사구 3탈삼진 무실점으로 승리를 땄다. 이어 23일 요코하마 DeNA전에서는 선발 3이닝 4피안타 무사사구 2탈삼진 2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됐지만 투구내용은 나쁘지 않았다. 3번째 등판에서도 그 기세를 이어갔다.

1회 정주현을 중견수 뜬공, 임훈을 루킹 삼진, 박용택을 중견수 뜬공으로 가볍게 삼자범퇴했다. 2회에는 루이스 히메네스를 3루 내야 뜬공으로 잡은 뒤 정성훈·이천웅에게 연속 안타와 폭투로 1사 2·3루 위기에 몰렸지만, 강승호와 박재욱을 내야 땅볼 처리하며 실점을 허락하지 않았다.
3회에는 안익훈을 1루 땅볼, 정주현과 임훈을 연속 헛스윙 삼진 돌려세우며 삼자범퇴 처리. 4회 역시 박용택을 우익수 뜬공 요리한 뒤 히메네스에게 볼넷과 2루 도루를 허용했다. 하지만 정성훈을 좌익수 뜬공, 이천웅을 2루 땅볼 처리하며 실점 없이 경기를 마쳤다.
최고 구속은 141km로 빠르지 않았지만 예리한 슬라이더를 결정구로 구사하며 재미를 봤다. 슬라이더뿐만 아니라 체인지업과 커브까지 곁들이며 다양한 구종으로 LG 타자들을 쉽게 잡았다. 캠프에서 체중을 5kg 정도 불리며 힘을 키웠고, 꾸준하게 좋은 페이스를 이어가고 있다.
다만 여전히 구속이 기대만큼 올라오지 못하는 게 아쉽다. 류중일 감독은 경기 후 "투수에게 스피드가 전부는 아니지만 정인욱은 다르다. 145km 이상 던진 젊은 투수인데 지금은 138~139km밖에 나오지 않는다. 선수 본인도 만족을 못하는 이유다. 143~144km 정도는 나와야 한다. 점수를 적게 주는 건 좋지만, 상대를 압도하는 스피드가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정인욱 역시 경기 후 "무실점을 했지만 컨디션이 좋은 상태는 아니다. 원하는 위치에 공을 던지지 못하고 있다. 계속해서 피칭 밸런스에 신경을 쓰겠다"고 말했다.
정인욱은 군제대 첫 시즌이었던 지난해 12경기에서 2승2패1홀드 평균자책점 8.28에 그쳤다. 상무에서 어깨 부상 여파로 시즌 준비가 제대로 되지 않았고, 기대에 전혀 못 미치는 복귀 시즌이 되고 말았다. 지난해 잠시 주춤했던 정인욱이 다시 기지개를 켜며 물음표가 많은 삼성 마운드에 희망을 불어넣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waw@osen.oc.kr
[사진] 오키나와=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