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진철의 포항, 우라와전서 얻은 세 가지 소득 
OSEN 이균재 기자
발행 2016.03.03 05: 53

포항이 우라와전서 얻은 3가지 소득은 무엇일까.
최진철 감독이 이끄는 포항 스틸러스는 지난 2일 오후 포항스틸야드서 열린 2016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H조 조별리그 2차전서 우라와 레즈(일본)를 1-0으로 물리쳤다. 전반 중반 페널티킥 선제 결승골을 넣은 손준호가 후반 중반 퇴장 당하는 악재를 맞았지만 고비를 잘 넘겼다.
포항은 이날 승리로 승점 4를 기록하며 우라와와 시드니 FC(이상 승점 3)를 따돌리고 조 선두로 도약했다. 광저우 에버그란데(승점 1)는 최하위로 밀려났다.

▲ 승점 3 이상의 가치
안방에서 얻은 귀중한 승점 3이었다. 1승 이상의 의미가 있던 승점이다. 포항은 조별리그 1차전서 '디펜딩 챔프' 광저우와 0-0으로 비기며 승점 1을 획득했다. 힘겨운 원정서 거둔 값진 승점이었다.
우라와전은 또 달랐다. ACL 초반 분위기를 좌우할 중대 일전이었다. H조는 앞서 시드니가 광저우를 잡으면서 안갯속 형국이 됐다. 포항이 안방에서 우라와를 제압하지 못할 경우 16강행의 가시밭길을 가야했다. 포항은 수적 열세 속에서도 결국 승리를 지켰다.
우라와전 승리는 특별하다. 최진철 신임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뒤 ACL 조별리그서 거둔 첫 승이다. 최 감독은 ACL 플레이오프를 포함해 아시아 무대에서 3경기(2승 1무) 연속 무패가도를 이어갔다.
▲ 정원진
옥석을 발굴했다. 정원진이라는 수준급 날개를 찾았다. 영남대의 에이스로 활약하던 정원진은 올 시즌을 앞두고 포항에 우선지명돼 프로 유니폼을 입었다. 프로 데뷔전의 기회는 생각보다 일찍 찾아왔다. 동계훈련 동안 부지런히 몸을 만든 결과였다.
정원진은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최진철 포항 감독은 우라와전에 변화가 필요했다. 최전방 공격수 양동현과 최호주 그리고 우측면 날개로 보직 변경한 라자르의 부진이 이어진 까닭이다. 최 감독은 이날 라자르에게 원톱을, 정원진에게 우측면 날개를 맡겼다. 강상우, 이광혁 등 연령별 대표팀서 활약했던 수준급 날개 대신 경험 없는 정원진을 선택했다.
정원진은 수장의 믿음에 200% 경기력으로 응답했다. 공격포인트가 없었음에도 강철 전사들 중 가장 빛났다. 공수에서 만점 활약했다. 빠른 스피드와 드리블, 정확한 크로스와 슈팅, 수비 가담까지 흠잡을 데 없는 경기를 펼쳤다. 후반 초반엔 전광석화와 같은 슈팅으로 골대를 강타, 결정력까지 보유했음을 증명했다.
최 감독도 "데뷔전 치고는 활발하고 자신 있게, 좋은 모습을 보여 굉장히 좋은 평가를 주고 싶다"면서 "우라와전을 통해 발전한다면 팀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 확신한다. 포항이 발전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될 것"이라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포항은 정원진의 깜짝 등장으로 연일 맹위를 떨치고 있는 좌측면의 심동운과 함께 위협적인 양날개를 장착하게 됐다. 
▲ 라자르
라자르에게 맞는 옷은 최전방 공격수였다. 스피드가 느린 대신 머리와 발이 좋은 그에겐 측면 날개보단 원톱 공격수가 어울렸다. 라자르는 지난달 하노이 T&T(베트남)와 ACL 플레이오프서 우측면 날개로 선발 출격했지만 고전을 면치 못했다. 최전방의 양동현과 함께 부진했다. 
최 감독은 광저우와의 조별리그 1차전서 변화를 줬다. 하노이전서 후반 출격해 가능성을 보인 최호주를 최전방에, 강상우를 우측면에 놓았다. 양동현과 이광혁은 후반 교체 출전했다. 하지만 결국 앞선에서 소득을 올리지 못했다.
최 감독은 우라와전서 또 한 번의 변화를 택했다. 라자르를 최전방에 놓고, '신예' 정원진에게 우측면을 맡겼다. 결과적으로 최선의 선택이었다. 라자르는 공중볼을 거의 다 따냈다. 힘과 높이가 월등했다. 발밑도 좋았다. 볼을 간수한 뒤 정확히 내주는 패스가 일품이었다. 손준호의 페널티킥 결승골도 그의 머리와 발에서 시작됐다.
다만 라자르의 머리가 최진철 감독이 추구하는 1순위가 아니라는 것도 명확해졌다. 그는 "수비진의 빌드업에서 라자르의 키핑 능력과 2선 공격수의 움직임을 요구했다. 좋았던 장면도 있었지만 대체적으로 미흡했다"면서 "처음 5분간 상대 뒷공간을 향한 롱패스가 통하다 보니 그쪽으로 치우쳤다. 롱패스는 공간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적인 부분이었지, 전체적인 그림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최 감독은 하노이전을 마친 뒤에도 "라자르는 어느 정도 장점은 있지만 팀 플레이에 의한 움직임이 미흡하다. 힘 있는 드리블이 좋기 때문에 상대 팀에 따라 활용가치가 많다"고 설명한 바 있다./dolyng@osen.co.kr
[사진] 포항=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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