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캠프 추가훈련, 후끈 달아오른 불펜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6.03.03 13: 07

메인 그라운드는 텅 비어있었다. 외야 저편에 있는 불펜에서만 메아리처럼 소리가 울려퍼졌다. 투수들의 기합소리와 포수 미트에 꽂히는 굉음으로 불펜은 후끈 달아올라 있었다. 
3일 일본 오키나와 고친다구장. 전날까지 선수와 코치 그리고 취재진까지 대규모 선수단으로 시끌벅적했던 훈련장이 한산했다. 한화 선수단 본진이 이날 오후 오키나와에서 인천으로 향하는 귀국행 비행기에 오른 가운데 김성근 감독과 투수 12명이 고친다구장에 남아 훈련을 계속 했다. 
김성근 감독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캠프 추가 훈련을 결정했다. 올해 이상한파에 따른 독감과 컨디션 문제로 일부 투수들의 훈련량이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박정진 송신영 배영수 권혁 심수창 송은범 정우람 윤규진 송창식 송창현 이태양 김재영이 김 감독에게 선택을 받았다. 

김성근 감독은 "부상과 감기로 투구수가 모자란 투수들이 많다. 한국은 날씨가 추워서 들어가면 투수들이 공을 던지기 어렵다. 앞으로 한 달을 어떻게 만들어갈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시즌 개막까지 30일 앞으로 다가온 만큼 남은 하루하루가 매우 중요해졌다. 
아침 7시부터 저녁까지 빡빡하게 진행된 캠프 전체 훈련에 비해 투수들의 추가 훈련은 비교적 여유 있게 치러졌다. 선수들은 오전 10시 호텔에서 출발해 10시30분부터 몸을 풀기 시작했다. 이어 11시20분부터 조를 나눠 김 감독이 보는 앞에서 차례대로 불펜 투구를 했다. 특히 불혹의 베테랑 송신영은 캠프 시작 후 가장 많은 108개의 공을 던졌다. 
김 감독과 함께 이상군 투수코치, 가와지리 데쓰로 인스트럭터가 투수들을 관리하고 지도했다. 김 감독은 포수 뒤쪽에서 매의 눈으로 투수들의 투구를 보고 일일이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김 감독은 "박정진은 변화구를 던지려는 모습이 좋다. 정우람도 컨디션이 많이 올라왔다. 송은범은 오락가락하는 게 있지만 볼끝이 있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김 감독이 투수들의 공에 만족할 때 쓰는 "오라이"라는 말도 수차례 나왔다. 
연장 훈련을 하는 12명의 투수 모두 한화의 마운드의 주축들이다. 선발과 구원 가릴 것 없이 핵심 멤버들이라 김성근 감독이 더욱 신경 쓴다. 이들이 어떤 몸 상태로 시즌을 맞이하느냐에 따라 마운드 구성이 확 바뀔 수 있다. 이홍범 조청희 강성인 3명의 트레이닝코치들이 남은 것도 기술뿐만 아니라 체력을 확실히 만들기 위함이다.  
투구를 마친 뒤 투수들은 1~3루 기습번트를 처리하는 수비 훈련과 픽오프 그리고 체력훈련으로 일정을 마무리했다. 선수단 본진은 떠났지만 김성근 감독과 투수 12명의 캠프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김 감독과 한화 투수 12명은 시범경기 전날인 7일 귀국할 예정이다. /waw@osen.co.kr
[사진] 오키나와=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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