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지도자' 나승현 "즐겁게 야구 할 수 있도록 가르칠 것"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16.03.03 15: 00

전 롯데 자이언츠 투수 나승현(29)이 이제 선수가 아닌 어린 아이들의 ‘선생님’으로 제 2의 야구 인생을 펼친다.
롯데는 2일 “김민호 전 수석코치와 지난 시즌을 끝으로 은퇴한 나승현 선수를 초등학교 티볼 교육을 담당할 순회코치로 영입했다”고 밝혔다.
구단은 지역 내 야구저변 확대와 성장기 청소년들의 체력증진 및 협동심과 인성개발을 위해 부산광역시 교육청과 함께 부산지역의 전체 초등학교 308개교에 티볼 장비를 보급할 예정이다.

두 순회코치는 지역의 초등학교를 직접 방문하여 타격, 수비, 모의게임 등의 티볼 기초 프로그램과 초등학교 티볼대회 개최, 학생야구관람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할 계획이다. 또한 부산지역 아마야구팀의 실력향상을 위해 초, 중, 고등학교 선수와 지도자에 대한 기술지도도 병행하여 수행한다.
롯데의 티볼 보급 프로젝트에서 눈길을 끄는 이름은 나승현 순회코치다. 나승현은 롯데의 촉망받는 사이드암 투수 자원이었다. 2006년 신인 지명 회의 2차 1라운드 전체 1순위로 부름을 받고 롯데 유니폼을 입었다. 나승현은 데뷔와 함께 화려하게 롯데 마운드에 등장했다. 2006년 데뷔 시즌에 51경기 등판해 54⅓이닝 3패 16세이브 평균자책점 3.48의 성적을 올렸다. 한동안 롯데의 마무리 고민을 잊게 해줄 영건으로 떠올랐다.
하지만 화려한 첫 시즌을 뒤로한 채 계속 부침을 거듭했다. 2007년부터는 마무리 자리에서 밀려나 평범한 불펜 투수로 전락했다. 그의 1군 무대 마지막 등판은 2010년이었다. 군 문제를 해결하고 2014년 웨딩마치까지 올렸지만 결국 지난해 롯데의 보류 선수 명단에서 제외, 방출 됐다.
나승현은 방출된 이후에도 현역 연장의 의지를 가지고 훈련을 해나갔지만 불러주는 팀은 없었고 그대로 은퇴 수순을 밟았다. 그대로 나승현의 야구 인생은 끝나는 것 같았다.
그러나 나승현은 롯데의 티볼 순회코치를 통해 지도자로 거듭났다. 나승현은 3일 OSEN과 통화에서 “혼자 운동을 하고 있는 가운데 롯데에서 야구와 티볼을 알리고 싶다는 연락을 받았다”면서 “제가 부산 야구에 도움이 될 것 같고 아이들의 미래에도 도움이 되고자 티볼 순회 코치를 맡게 됐다”고 전했다.
그의 동기생들은 여전히 그라운드를 활발하게 누비고 있다. 현역에 대한 미련은 없었을까. 그는 “현역에 대한 미련이 없다고 하면 거짓말이다. 하지만 롯데에서 설명한 취지가 좋았고 그 취지에 나도 동참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이젠 지도자로서 어린 아이들과 호흡을 한다. 나승현은 “몇 번 현장에 나가서 어린 아이들이 티볼을 하는 것을 봤는데 예뻐 보이기도 하고 나도 기분이 좋아지는 것 같다. 나도 긍정에너지를 받는 것 같았다”며 티볼 순회코치로 나서본 기분을 전했다.
나승현은 어린 아이들에게 자신의 전철을 밟지 않기를 바라는 간절한 마음으로 아이들을 지도할 생각이다. 그는 “그동안 너무 잘하려고 생각해서 부담이 컸다. 그래서 스스로 가둬버리는 경향이 컸다”면서 “이제는 어린 아이들이 그런 마음을 혼자서 겪지 않도록 티볼이나 야구를 즐겁게 할 수 있도록 가르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그는 롯데 팬들에게 “팬 분들에게는 언제나 죄송한 마음뿐이다”면서 “야구 공부를 더 많이 해서 어려움에 처한 선수나 아이들이 없지 않도록 지도자로 거듭 나겠다”고 했다.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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