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사리오, 캠프 연습경기 타율 .105 부진
김성근 변함없는 믿음, 수비력은 물음표
"커리어가 있는 선수다".

한화 김성근 감독은 외국인 타자 윌린 로사리오(27)에게서 믿음을 거두지 않고 있다. 현역 메이저리그 출신 거포로 기대를 모은 로사리오가 스프링캠프 연습경기에서는 부진했지만 시즌 개막 시점에 맞춰 타격에서는 충분히 제 몫을 할 것이라는 믿음이다.
로사리오는 고치 1차 캠프에서 2경기, 오키나와 2차 캠프에서 3경기로 총 5차례 연습경기에 출장했다. 성적은 19타수 2안타 타율 1할5리. 첫 경기였던 지난 9일 고치 파이팅독스전 홈런으로 강한 인상을 남겼지만 그것이 유일한 타점. 그 이후에는 잠잠한 모습이다.
삼진 3개를 당하는 동안 볼넷은 하나도 없었고, 타구의 질 역시 만족스런 수준이 아니었다. 연습경기이지만 상대팀 투수들은 로사리오에게 적극적인 몸쪽 승부 이후 바깥쪽에 떨어지는 변화구로 약점 공략에 나섰다. 워낙 기대가 큰 선수이기에 연습경기에서 실망스러웠던 건 사실.
하지만 김성근 감독은 전혀 걱정하지 않는다. 김 감독은 "지금은 우리나라 투수들과 타이밍을 맞춰보는 기간이다. 커리어가 있는 선수인데 실력이 나올 것이다. 연습경기에 잘 쳤다고 해서 시즌 때도 잘 치는 건 아니다. 전체적으로 (타격이) 좋아지기는 좋아졌다"고 로사리오에게 만족스러워했다.

오히려 김 감독이 걱정하는 것은 로사리오의 수비력이다. 3루수로 활용 가능성을 보고 뽑았지만 연습경기에는 한 번도 3루수로 나오지 않았다. 지명타자로 2경기 출장했고, 나머지 3경기에서는 1루수로만 뛰었다. 1루 수비에서도 홈 송구에서 실책을 저지르는 등 전반적인 수비력은 아직까지 꽤 미흡하다.
김성근 감독은 "로사리오가 3루 수비는 홍백전에만 봤다. 대외 연습경기에는 3루수로 나서지 않았다. (시범경기에) 한 번 정도는 쓸지도 모른다"며 "수비훈련은 계속하고 있지만 1루수로도 김태균이 로사리오보다 위다. 지금으로선 로사리오 자리가 지명타자일 가능성이 높다"고 냉정하게 수비력을 지적했다. '포수 로사리오' 카드도 아직까지는 고려하지 않는다.김 감독은 "로사리오가 포수를 맡는 건 최악의 상황"이라고 규정했다.
로사리오는 "훈련량이 미국에서 뛸 때보다 두 배 이상이었다. 벌써 시즌을 시작할 준비가 됐다. 김성근 감독에게 많은 조언을 받았고, 시즌 때 보여줄 수 있을 것이다. 처음에는 한국 투수들의 투구 폼과 스타일에 적응하기 어려웠지만 이제 괜찮다. 수비에서도 펑고를 많이 받은 만큼 3루도 가능하다"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김성근 감독이 남은 시범경기에 최적의 로사리오 활용법을 어떻게 찾을지 지켜볼 대목이다. /waw@osen.co.kr
[사진] 오키나와=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