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과 미국연방수사국(FBI)이 '아이폰 잠금해제' 여부를 두고 팽팽하게 대립하고 있는 가운데 세계적인 해커들이 '아이폰 잠금해제' 명령을 거부하고 있는 애플의 편에 섰다.
3일(현지시간) IT 전문 미디어 '와이어드'에 따르면 애플과 복잡한 관계에 있는 찰리 밀러를 비롯한 다이노 다이 조비, 조너선 즈지아스키, 댄 보네이, 브루스 슈나이어 등 여러 해커들과 보안 연구가들 그룹이 애플을 지지하는 법정 조언자 의견서를 제출했다.
특히 찰리 밀러는 지난해 8월부터 우버와 함께 일하고 있는 컴퓨터 보안 연구가다. 미국국가안보국(NSA) 소속으로 5년간 일하기도 했다. 하지만 밀러는 '애플 전문 해커'로 더 잘 알려져 있는 세계적인 해커이기도 하다. 지난 2007년 애플 아이폰을 해킹한 후 매년 애플에서 발표하고 있는 iOS, OSX 등의 운영체제에 대한 취약점을 찾아냈다.

밀러는 특히 지난 2010년 블랙햇에서는 자동차를 해킹하는 시연을 펼쳐 놀라움을 보안의 중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밀러는 '맥 해커의 핸드북' 등 3개의 책을 내기도 했다.
밀러를 포함해 대부분 아이폰의 보안을 뚫는데 공을 들였던 이들은 한결같이 FBI의 요구가 일반적으로 아이폰 보안은 물론 컴퓨터 보안에 전례 없는 위협이 될 것이라고 경고하고 나섰다.
이들은 법정 조언자 의견서를 통해 "우리는 아이폰을 연구하고 암호 보안을 개선시키기 위해 경력을 바쳤다. 법원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이번 명령은 개인과 아이폰 사용자의 안전, 그들과 디지털로 연결된 사람들의 안전을 위협한다. 더 나쁜 것은 다른 명령들에 대한 선례를 남길 수 있다는 점에서 더 큰 위험을 만들 것"이라고 경고했다.
지난달 16일 캘리포니아 중부 연방지방법원은 앞선 FBI가 애플에 요구한 샌버너디노 총기난사 테러범의 아이폰 5C의 잠금을 해제하라고 명령했다. 그러나 애플은 지난달 25일 수정헌법 제1조와 5조의 취지에 어긋난다면서 법원에 이 명령을 취소해달라고 신청서를 제출했다.
반면 지난달 29일 뉴욕 브루클린 연방지방법원은 한 마약상의 아이폰 잠금해제를 명령해 달라는 FBI의 요청에 "애플은 잠금장치를 해제해 줄 필요가 없다"고 판결한 바 있어 이번 논란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한편 이번 애플과 FBI의 법정 공방에 대해 구글, 페이스북,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트위터, 이베이, 에어비앤비, 레딧 등이 법정 조언자 의견서를 제출, 애플을 지지하고 나섰다. /letmeou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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