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지도자들이 항상 강조하는 상황에 딱 맞는 타격이었다. ‘홈런왕’ 빅병호(30, 미네소타 트윈스)가 미국무대 첫 안타를 적시타로 장식, 두 번째 경기만에 강한 인상을 남겼다.
박병호는 4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포트마이어스 해먼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보스턴 레드삭스와 그레이프푸르츠리그 홈 경기서 6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장, 2회말 1사 3루 첫 타석에서 우전 적시타를 날렸다.
전날 3타수 무안타로 안 좋았던 흐름을 조기에 끊는 순간이었다. 박병호는 수준급 선발투수인 릭 포셀로의 초구 패스트볼이 가운데로 몰리자 이를 놓치지 않았다. 주자가 3루에 있는 것을 감안해 우측으로 타구를 날리려 했고, 타구는 정확히 상대 우익수 앞에 떨어졌다. 박병호의 안타로 미네소타는 선취점을 뽑으며 기선을 제압했다.

비록 이후 두 타석에서 침묵했으나, 박병호의 지향점이 잘 드러났다. KBO리그에서 맹활약했던 모습과 마찬가지로, 로케이션에 맞게 타격폼을 가져갔다. 스트라이크존에 들어온 공에는 적극성을 보이면서 빼어난 컨택능력을 동반, 원하는 곳으로 타구를 날리려고 했다.
세 번째 타석 무사 2루에서도 박병호는 타구를 우측으로 보내려 했다. 비록 중견수 플라이에 그쳤지만, 타구에 점점 힘이 실리는 모습이었다. 전날 3타수 3삼진으로 컨택에 애를 먹던 모습과는 확실히 대조적이었다.
경기 후 박병호는 세 타석 모두 초구를 휘두른 것에 대해 “특별히 노린 것은 아니다. 칠 수 있는 공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휘둘렀다. 세 타석 모두 실투성으로 칠 수 있는 공이 들어왔다. 그리고 타석에 임하면서 적극적으로 치려고도 생각했다. 세 번째 타석에서 주자를 진루시키지 못한 것은 아쉽다”면서 “어제 삼진 3개를 당했을 때보다는 마음이 편하다. 하지만 연습경기이고 아직 개막까지 20경기가 넘게 남아있다. 잘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경기를 지켜본 김용달 코치는 “지금은 타자가 투수의 공에 따라가기 힘든 시점이다. 이제 겨우 두 경기를 했을 뿐인데 타구가 점점 더 좋아지고 있다. 원하는 방향으로 타구를 날린 것도 고무적이다”며 “병호가 안타를 친 포셀로가 리그 2, 3 선발급 정도되는 투수로 알고 있다. 아직 경기가 많이 남은 만큼, 차분히 개막에 맞춰서 준비하면 좋은 활약을 할 것이라 본다”고 박병호에 대해 긍정적인 전망을 내렸다. / drjose7@osen.co.kr
[사진] 포트마이어스(플로리다) = 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