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포수 3인방, 혹독한 훈련 소화
가시적 성과 보인다… 아직 갈 길은 멀어
그 어떤 선수보다 많은 훈련을 소화했을 법한 SK 세 포수가 전지훈련 일정을 모두 마무리했다. 이를 진두지휘한 박경완 SK 배터리코치는 선수들의 의지에는 높은 평가를 줬다. 다만 이것으로 끝이 아니라는 점 또한 분명히 했다.

지난 1월 15일 플로리다 캠프 출국으로 전지훈련 일정을 시작한 SK는 오키나와 2차 훈련을 거쳐 실전감각을 조율했다. 4일 귀국해 하루 휴식을 갖고 6일 다시 소집된다. 김용희 SK 감독은 선수들의 준비와 책임감에 대해 호평하며 비교적 만족스러운 캠프 평가를 내렸다. 아직 보완해야 할 점은 많지만 기본적인 사전 준비는 잘 됐다는 생각이다.
각 파트별로도 정리가 이뤄지고 있다. 특히 가장 많은 훈련량을 소화한 포수진이 관심이다. 김민식과 이현석은 지난해 11월 열릴 가고시마 특별캠프부터 박 코치의 조련을 받았다. “지구상에서 가장 많은 훈련을 소화하는 야구 선수들”이라는 애칭이 붙었을 정도로 혹독한 훈련이었다. 여기에 플로리다 캠프, 오키나와 캠프에는 주전 포수 이재원이 합류해 본격적인 경쟁이 시작됐다.
전반적인 평가는 나쁘지 않다. 박 코치는 오키나와 캠프 막판 “전체적으로는 기량들이 조금씩 올라온 것 같다”고 총평했다. 기본적인 의지와 마음 자세도 높은 점수를 줬다. 박 코치 스스로가 생각해도 훈련량이 많았는데 이를 따라온 선수들이 내심 기특한 눈치다.
특히 백업 포수 양성을 위해 공을 들였던 김민식 이현석의 기량이 특히 많이 올라왔다. 박 코치는 이현석의 수비력 향상을 칭찬하는 동시에 “김민식은 포수를 늦게 시작한 편인데 절실함이 보인다. 가장 많이 기량이 향상된 선수”라며 두 선수간의 치열한 경쟁을 예고했다.
하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고 선을 그었다. 박 코치는 “포수가 1~2년으로 키워지는 게 아니다”라는 말로 남은 아쉬움을 표현하면서 “전반적으로 기량이 늘긴 했지만 아직 부족하다. 다들 열심히는 했는데 실전에서 100%를 보여주지 못했다”라고 강조했다. 주전 포수 이재원의 경우는 “좀 더 침착해져야 한다”라고 분발을 촉구했다.
이제는 가고시마 캠프처럼 혹독하게 훈련을 할 수 없는 여건이다. 경기에 나서야 하는데 체력을 뺄 수 없기 때문이다. 시즌 중에 계속해서 보완점을 찾아가겠지만 캠프 때 쌓은 기본 밑천으로 시즌을 치러야 한다. 단번에 기량 향상이 쉽지 않은 포지션이 포수다. 박 코치의 장기 프로젝트 첫 페이지에 어떤 결과가 쓰일지 주목된다. /skullboy@osen.co.kr
[사진] SK 와이번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