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새로운 투수코치 고바야시
오치아이 이어 김성근과 한 배
"오치아이 감독도 만만치 않은데 김성근 감독 연습량은 그 이상이다".

올 시즌 한화의 새로운 투수코치를 맡게 된 고바야시 세이지(59) 코치는 일본프로야구 주니치 드래건스 투수코치로 '명장' 오치아이 히로미쓰 감독과 함께 한 바 있다. 일본에서 연습량 많기로 소문난 오치아이의 주니치에 이어 한국에서는 김성근 감독의 한화와 인연이 닿아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지난해 11월 오키나와 마무리캠프 막판에 합류한 뒤 올해 고치·오키나와 스프링캠프까지 투수진을 이끈 고바야시 코치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 캠프에서 투수들을 평가하자면.
▲ 주력 투수들의 컨디션이 늦게 올라와서 아직 전체적인 평가는 하기에 그렇다. 작년 11월 마무리캠프 때부터 젊은 선수들을 보면 성장한 투수들이 있다. 장민재·김민우·김용주·김범수·정대훈·김재영이 그들이다. 젊은 선수들뿐만 아니라 베테랑 선수들까지도 두루 있는데 거기에 물을 주면 누군가는 자라나지 않을까 싶다.
- 어떻게 해서 한화에 오게 됐나.
▲ 작년 11월 일본 구단의 아는 선배에게서 '한화 마무리캠프를 봐주지 않겠냐'는 연락을 받았다. 그 분은 김성근 감독님과 인연이 있었다. 개인적으로 김 감독님과 인연이 없는데 이렇게 메인 투수코치를 맡게 된 것은 큰 인연이다. 감독님 인맥을 보면 나보다 뛰어난 코치들이 훨씬 많을 텐데 그만큼 더 책임감을 느낀다. 한화 투수들과 만난 것도 하나의 인연이라 생각한다. 모든 투수들과 좋은 인연을 만드는 건 힘들 것이다. 그래도 가능한 선수들이 내 지도를 받고 몸에 익혔으면 하는 바람이다. 프로의 세계는 결과가 중요한 만큼 결과를 만들어내도록 하겠다.
- 가장 궁금한 것이 선발진 구성인데 어떻게 되나.
▲ 주력 선수들이 100% 컨디션이 올라온 게 아니라서 지금은 선발진 구성이 묘연하다. 감독님이 최종적으로 보고 기존 주력 선수들과 성장한 젊은 선수들 잘 고려해서 정할 것이다. 앞으로 3주 정도 시범경기를 보시면 답이 나올 것이다.
- 김성근 감독과 함께 하며 느낀 점은 무엇인가.

▲ 히로시마 선수 때 고바 다케시 감독, 주니치 코치 때 오치아이 감독에 이어 한국에서는 김성근 감독까지 명사들과 함께 하게 됐다. 한화는 세계에서 가장 연습량이 많은 팀이라고 생각한다. 오치아이 감독도 만만치 않은데 김성근 감독 연습량은 그 이상이다. 이것이 지금까지 김 감독님이 쌓아온 스타일이다. 옛날 야구 소리를 들을지도 모르겠지만 그런 철학을 존중해야 한다. 오치아이 감독도 훈련에 대한 원칙이 기본을 반복하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두 감독이 많이 닮았다.
- 연습량에 대한 생각은 어떠한가.
▲ 일본도 그렇고 한국도 예전처럼 공을 많이 안 던진다. 김성근 감독님 신념을 볼 때 투수들은 공을 많이 던져야 하고, 고치에서부터 그렇게 하고 있다. 하루 300~400개씩 매일 던질 수 없겠지만 어느 정도 던지지 않으면 폼이 익혀지지 않는다. 던지는 만큼 강해진다. 한국에 온지 얼마 안 돼 한국야구 스타일을 정확히 모르지만 다른 팀 중에는 훈련이 3시간 만에 끝나는 팀도 있는 것으로 안다. 그건 팀 스타일의 차이라고 본다. 적어도 우리 선수들이 훈련을 많이 했으니 연습량이 적은 팀에는 지지 않았으면 좋겠다.
- 현역 시절 팜볼을 잘 던진 것으로 유명하다.
▲ 내가 잘 던져서 으스대는 건 아닌데 팜볼이 변화구 중에서 가장 던지기 어려운 것이다. 나에게는 팜볼이 생명이었다. 현역 때 중간 투수로 던졌는데 상대가 왼손 타자를 대타로 내보내면 기회라고 생각했다. 팜볼은 왼손 타자 상대로 더 유용했다. 팜볼은 손에 익히기 어려운 변화구이기 때문에 투수들에게 꼭 던지라고 강요하지는 않는다. 물어보면 언제든 가르쳐줄 의향이 있다.
- 한화에서 팜볼을 가르쳐준 투수가 있나.
▲ 여기서는 심수창이 가르치자마자 굉장히 좋은 팜볼을 불펜에서 던졌다. 포크볼이 좋은 투수인데 팜볼은 포크볼보다 스피드가 느리고, 움직임이 많으니까 타자들이 헷갈릴 수 있을 것이다. 심수창이 빠르게 습득하고 있는데 실전에서 던질 수 있을 정도가 되면 좋을 것이다.
- 코치로서 지도 철학은 무엇인가.
▲ 선수 때부터 코치와 해설자 시절까지 계속 봤지만 선수들에게 명확하지 않게 지도하는 코치들이 있다. 하나를 가르칠 때 한 번에 3~4개를 가르치려 하면 힘들다. 가장 중요한 부분 한 가지만 먼저 가르치고 나머지를 하나씩 알려주는 게 지도 철학이다. 선수들의 의지도 중요하다. 난 현역 때 어깨를 다쳐 오버스로에서 사이드암로 바꿨다. 혼자서 팜볼 연습도 많이 했다. 얼마나 좋은 것을 가르치든 중요한 건 선수들 스스로가 배우고 고민해서 몸에 익히는 것이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