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 하실 수 있으시겠어요?".
로드FC는 5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사랑 나눔 헌혈행사'를 개최했다. 정문홍 대표와 박상민 부대표 그리고 김보성, 최홍만 윤형빈 등 연예인과 로드 FC 챔피언들이 행사에 참가했다.
또 같은 장소에서 로드FC는 제 1회 KFSO 종합격투기 대축제가 열렸다. 종합격투기 생활체육화를 위해 개최된 이번 대에 수백 명의 참가자들이 모여 기량을 겨뤘다. 그동안 열심히 연마한 기술들을 모두 발휘해 꿈에 한 발 더 다가섰다.

그리고 특별한 시간도 생겼다. 선수들이 잠시 휴식시간을 갖는 동안 격투기를 취재하고 있는 기자들과 로드FC 현역 선수들과의 친선 경기가 열렸다.
대회의 긴장감을 풀고자 열린 대회서 본 기자는 원래 '테크노 골리앗' 최홍만과 맞대결을 펼칠 예정이었다. 하지만 최홍만이 갑작스런 부상으로 인해 대진 상대가 변경됐다. 그 주인공은 '야쿠자' 김재훈.
김재훈은 일본 야쿠자 출신임을 본인이 밝혔다. 2014년 1월 '주먹이 운다'라는 프로그램에 출전한 그는 "촉망받는 검도 선수였다. 일본에서 스카우트 제의를 받아 일본으로 건너가게 됐다. 그곳에서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할 때 (야쿠자)회장님을 만났다"고 새로운 인생을 살게 된 계기를 밝혔다.
김재훈은 "야쿠자를 그만두고 새 삶을 위해 한국으로 왔다”며 “여기서 떨어진다고 해도 다시 그 길로 돌아가지 않는다”며 각오를 밝힌 바 있다.
격투기 단체에서 여러가지 생활을 하던 김재훈은 지난해 말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XIAOMI ROAD FC 027 IN CHINA 무제한 8강전서 아오르꺼러에 패했다. 당시 김재훈은 아오르꺼러의 비매너 플레이로 인해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현재 그는 와신상담하고 있다. 갑작스럽게 결정된 경기였지만 다른 선수들과는 다르게 몸을 풀며 기자와 친선전을 준비했다.
경기복 차림으로 입장한 김재훈은 선한 웃음을 지었지만 어깨와 주먹을 풀며 경기를 준비했다. 최홍만이 아니기 때문에 다행이라는 생각을 한 지 채 5분이 지나지 않았지만 여전히 두려웠다.
설상가상, 가장 높은 중량으로 인해 경기도 마지막으로 준비됐다. 김재훈과 비슷한 체격이라는 이유로 마지막에 배치됐기에 관중들의 관심은 더욱 집중됐다.
헤드기어와 무릎보호대를 착용하는 순간에도 부끄러운 일이 생겼다. 헤드기어가 작다는 이유로 장내 아나운서의 디스를 당한 것.

기어코 늘려 머리에 착용 했지만 문제는 다시 생겼다. 무릎 보호대도 작은 것. 겨우 늘려서 다시 착용. 경기에 임하게 됐다.
대회에 참가한 선수들의 수준은 아니지만 본 기자는 국립체육대학출신의 유도 3단이다. 장내 아나운서의 설명에 관중들도 작은 함성을 내질렀다.
3분으로 예정된 경기였지만 도저히 채우기 힘들 정도였다. 머리는 답답하고 시야는 가려지고 출발이 어려웠다. 김재훈이 오른팔을 들며 위협했다. 위협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밖에서는 전혀 아니라는 증언도 있었음).
심판은 우려섞인 목소리로 "지금 30초 지났는데 더 가능하세요?"라며 위로를 했다. 김재훈은 웃고 있었고, 오기가 발동했다.
하지만 능력은 최악이었다. 운동을 간헐적으로 한 탓에 간헐적으로 힘이났다. 주먹을 뻗었지만 김재훈은 배로 막아냈다. 헤드기어가 눈을 가리며 어려움을 겪었다.
결국 3분을 채우기는 했다. 하지만 3분동안 내가 한 것은 허우적댄 것 뿐이었다. 아오르꺼러에 패했다고 김재훈에 대해 좋지 않은 평가를 내렸지만 실전을 달랐다. 힘겨웠다. 지금 이 글을 쓰는 상황도 힘겹다.
그러나 나를 제외한 모든 이들은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초등학생 부터 여자선수들까지 시간이 짧다고 할 수 있지만 끊임없이 경기를 펼쳤다.

로드FC 관계자는 "격투기를 배우는 선수들이 직접 자신의 능력을 가늠하기 위해서 대회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래서 어린 선수들의 꿈을 꺾고 싶지 않아 대회를 개최했다. 수준급 선수들이 출전하는 것인 아니지만 동호인들에게 좋은 기회가 됐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 10bird@osen.co.kr
[사진] 이충진 씨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