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프 MVP'들, 시범경기도 잘 나갈까
OSEN 한용섭 기자
발행 2016.03.06 06: 20

 5일 NC와 LG를 마지막으로 2016 스프링캠프를 끝낸 10개팀이 모두 귀국했다. 캠프에서 구슬땀을 흘린 선수들은 오는 8일부터 열리는 시범경기에서 실전 점검에 들어간다.
스프링캠프 기간 성장한 유망주나 뛰어난 기량을 선보인 선수를 격려하는 차원에서 '캠프 MVP'로 뽑는 팀들이 있는가하면 그렇지 않은 팀들도 있다. 올해는 두산, 삼성, KIA, SK, kt 등 절반 가량이 MVP로 선수의 기를 살려줬다. LG, NC, 한화, 넥센, 롯데는 특별히 MVP를 언급하지 않았다.
코칭스태프는 시범경기를 통해 1군 엔트리 구성과 선수들의 활용도를 놓고 고심하게 된다. 전훈에서 립서비스를 받았던 캠프 MVP들이 시범경기에서 확실한 눈도장을 받고 자신의 자리를 차지할 수 있을지 흥미롭다.

# 두산 포수 박세혁(26)
예전부터 '포수 왕국'으로 불린 두산은 국가대표 포수 양의지가 버티고 있다. 양의지가 지난 가을 부상당한 발가락 미세 골절 부상으로 최상의 몸상태가 아닌 상황에서 백업 포수 경쟁이 치열하다. 기존 최재훈도 있다. 그런데 상무에서 전역한 박세혁이 스프링캠프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박철우 타격코치의 아들인 박세혁은 캠프에서 5경기에 출장 9타수 4안타(타율 0.444)로 가능성을 보였다. 타격 능력이 있어 좌타 대타 요원으로도 활용가능한 것도 장점이다.
시범경기에서 최재훈과 함께 번갈아 출장 기회를 잡을 것으로 보인다. 경험이 적어 투수 리드에서 얼마나 안정감을 보여주느냐가 관건이다.
# 삼성 투수 장필준(28)
해외파 출신으로 2015 신인드래프트에서 삼성 유니폼을 입은 장필준이 부쩍 좋아진 모습이다. 지난해 시즌 후반 1군 2경기에 등판해 평균자책점 15.75만을 남겼던 그는 올해 캠프에서 150km대 강속구를 선보이며 젊은 투수들의 성장을 바라는 류중일 감독을 흡족하게 했다. 장필준은 4차례 평가전에 나서 평균자책점 0을 기록했다.
캠프 막판 팔꿈치 통증을 호소했으나, 단순 염증으로 드러나 가슴을 쓸어내렸다. 삼성은 선발 요원이 많다. 그러나 시범경기에서도 꾸준히 좋은 모습을 보인다면 중간 계투, 롱릴리프로 불펜 한 자리를 차지할 수 있다. 
# KIA 투수 김윤동(23)
지난해 9월 상무에서 제대한 김윤동은 김기태 KIA 감독이 꼽은 캠프 투수 MVP다. 2012년 입단한 김윤동은 1군 기록은 2013년 단 1경기(5타자 3안타 2볼넷 2실점). 그는 이번 캠프 연습경기 4경기에서 12이닝 3실점(2자책점), 평균자책점 1.50의 빼어난 투구를 했다. 마지막 경기에서 4이닝 3실점 하기 전까지 3경기 8이닝 연속 무실점을 기록하기도 했다.
아직 완전한 컨디션이 아닌 상태에서도 묵직한 직구가 눈길을 모았다. 시범경기에서도 상승세를 이어간다면, 지난해 5선발로 활약한 임준혁의 잠재적인 경쟁자가 될 수 있고, 선발진에 포함되지 못하더라도 불펜에서 요긴하게 활용할 수 있다.
# SK 투수 박종훈(25)
김용희 감독은 오키나와 캠프의 MVP로 투수에서는 3경기에 등판해 8이닝 2실점(평균자책점 2.25)을 기록한 오른손 잠수함 투수 박종훈을 선정했다.
잠수함 투수인 박종훈은 국내에서 가장 낮은 타점에서 공이 나오는 장점이 있다. 지난해 33경기에서 6승8패 평균자책점 5.19를 기록했다. 김 감독은 “박종훈은 지난 시즌 선발 경험과 캠프에서의 착실한 준비과정을 통해 구위의 안정감을 찾았다. 지금의 투구 일관성을 잘 유지하길 바란다"고 했다.
김광현을 제외하고는 확실한 국내 선발진이 없는 상황에서 4~5선발로 활약해야 SK의 마운드가 높아진다. 시범경기에서 기복을 줄여 꾸준함을 보여줘야 한다.
# kt 투수 고영표(25), 외야수 오정복(30)
조범현 감독은 미국 애리조나와 LA 캠프를 마치고 캠프 MVP로 투수에서 고영표와 정성곤, 야수에서 오정복과 하준호가 많이 성장했다고 언급했다.
고영표는 지난해 불펜에서 기대를 모았으나 46경기 3승 4패 평균자책점 5.68로 크게 두각을 나타내진 못했다. 고영표는 캠프에서 4경기 6⅓이닝 동안 단 1안타만 허용하고 무실점, 평균자책점 0을 기록했다. 조범현 감독은 타선에 비해 약한 마운드에서 특히 불펜을 신경쓰고 있다. 선발진은 외국인 투수 3명과 지난해 마무리였던 장시환 등이 있다. 그러나 불펜은 조무근을 중심으로 필승계투조를 새로 짜야 한다. 3년차 고영표의 피칭에 관심이 모아진다.
kt는 외야진은 어느 팀에도 밀리지 않는다. FA 유한준을 영입했고, LG에서 베테랑 이진영까지 2차 드래프트로 데려왔다. 수비력과 스피드가 좋은 이대형 등 주전급이 넘친다. 지난해 NC에서 트레이드 이후 외야 한 자리와 테이블세터진을 차지했던 오정복은 다시 경쟁선상에서 출발해야 한다. 함께 언급된 하준호, 김사연까지 경쟁자들이 많다. 30대가 된 오정복의 각오는 남다를 수 밖에 없다. /orange@osen.co.kr
[사진]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캠프 MVP로 꼽힌 두산 박세혁, 삼성 장필준, KIA 김윤동, kt 오정복과 고영표, SK 박종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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