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8억 수문장' 윤길현·손승락, 필요한 것은 '조력자'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16.03.06 06: 38

작년 불펜 실패...FA 시장에서 거물급 보강
투자 결실 위해선 다른 불펜 투수 활약 절실
롯데 자이언츠가 불펜 안정을 위해 무려 98억원을 쏟아부어 데려온 윤길현(33)과 손승락(34). 이들의 어깨 위에 얹어진 기대는 당연히 크다. 하지만 '98억 수문장'들이 제 몫을 해주기 위해선 당연히 '조력자'들이 필요하다.

롯데는 지난해 불펜진에서 참담한 실패를 맛봤다. 제대로 된 보직이 갖춰지지 않은 채 주먹구구식으로 운영된 불펜진으로 인해 시즌 내내 불펜진의 안정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그렇기에 지난 시즌이 끝난 뒤 구단은 불펜진에 투자를 대대적으로 감행했다. 수준급 불펜 투수들이 쏟아진 지난해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서 윤길현과 손승락을 각각 4년 38억원, 4년 60억원에 데려왔다. 롯데 불펜진의 두께는 상당히 두터워졌다.
윤길현과 손승락이 불펜진의 중추적인 역할을 해야하는 것은 당연하다. 조원우 감독도 "윤길현과 손승락에게 각각 8회와 9회를 맡길 예정이다"고 말하며 셋업맨과 클로저의 역할을 일찌감치 부여했다.
그러나 이들이 차지하는 비중과는 별개로 과부하가 걸리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 과부하가 걸리면 시즌이 마무리 됐을 때에는 지난 해에 이어 또 다시 고개를 숙이게 하는 결과를 받아들 수도 있다. 이들이 온전히 경기를 마무리 지을 수 있도록 다른 불펜 투수들이 조력자 역할을 해야 한다.
일단 유력한 조력자 후보였던 홍성민은 스프링캠프 도중 어깨 통증으로 전열을 이탈했다. 홍성민은 지난해 67경기(82이닝) 등판해 4승4패 1세이브 8홀드 평균자책점 3.95으로 롯데 불펜진에서 가장 믿음직스런 성적을 거뒀다. 홍성민의 부재는 새로운 조력자를 찾는 과정이 변수로 떠올랐다.
홍성민이 부상으로 빠졌지만 상황은 나쁘지 않다. 백전노장 잠수함 투수 정대현이 2012년 롯데로 이적한 이후 처음으로 스프링캠프를 온전히 소화하며 시즌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는 상황. 정대현은 클로저의 자리에서 내려와 윤길현과 손승락에게 안전한 징검다리를 놓을 임무를 맡을 전망이다.
여기에 좌완 듀오인 강영식과 이명우도 ‘스페셜리스트’로 대기를 하고 있다. 올해 스프링캠프에서 선발 수업을 받은 김원중과 이성민도 긴 이닝을 소화할 수 있는 탄력적 운용이 가능한 자원들이다. 이들 역시 윤길현과 손승락의 어깨를 가볍게 만들어 줄 활약이 필요하다.
윤길현과 손승락의 영입이라는 공격적 투자의 결실이 빛을 내기 위해선 이들이 꾸준하게 활약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줘야 한다. 그 여건은 이들을 도와줄 다른 불펜투수들에 달려있다.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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