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형 감독-한용덕 수석이 꼽은 선발진의 키
부상 없이 순조롭게 시범경기 돌입
1년 전과는 완전히 다르다. 노경은(32, 두산 베어스)이 설레는 마음으로 시범경기에 들어간다.

김태형 감독과 한용덕 수석코치는 이번 시즌 두산 마운드의 키 플레이어로 주저 없이 노경은과 김강률을 꼽았다. 파이어볼러 김강률은 불펜에 도움이 될 자원이라면, 노경은은 선발 로테이션에 힘을 실어줄 수 있는 후보다. 스프링캠프 연습경기에서 3경기 8이닝 무실점 호투한 허준혁을 비롯한 경쟁 그룹도 있지만, 김 감독과 한 코치는 노경은에 대한 기대를 계속 표현해왔다.
꾸준히 로테이션을 지켜주기만 한다면 어느 정도의 승리는 따라온다. 더스틴 니퍼트와 유희관, 장원준이라는 확실한 선발 요원을 이미 셋이나 보유한 두산은 마이클 보우덴의 활약 여부가 미지수지만 노경은까지 두 자릿수 승리에 근접할 수 있다면 리그 최고 수준의 선발 로테이션을 구축할 수 있다.
투구 폼 변화도 있었다. 투구 동작에서 팔을 뒤로 빼는 것이 간결했던 그는 이제 좀 더 크게 뺐다가 던진다. 미야자키 전지훈련 당시 노경은은 “테이크백이 커졌는데 나쁘진 않은 것 같다. 힘이 있을 때는 팔을 짧게 했는데 지금은 크게 하는 것이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파워피처인 노경은은 자신이 가진 구위를 확인하고 싶어 한다. 그는 “힘이 있는데 제구가 안 돼서 맞는 것은 괜찮다. 하지만 공에 힘이 없어서 맞으면 기분이 나쁘다. 구위가 나쁘면 어떤 공을 던져도 자신이 없어진다. 올해는 내 구위가 좋고 볼 끝에 힘이 있다는 것을 느끼면서 마무리하고 싶다. 풀타임으로 1군에 있으면서 내 구위가 다시 살아났다는 것에 만족하면 된다”는 이야기도 전했다.
좋았던 때를 기억하기 위해 기분 좋았던 경기들을 보는 것도 새로운 준비 과정이다. “한국시리즈 4차전 때 마운드에서의 버릇과 밸런스를 다시 본다. 안 좋았을 때 영상은 안 본다. 안 좋았던 점은 보기 전에도 아는 것이다”라는 노경은은 메이저리그의 대투수 존 스몰츠의 메시지를 따르고 있다. “스몰츠가 예전에 했던 말을 어디선가 본 적이 있다. 좋은 것만 보고 좋았던 것만 기억하라고 하더라”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지난달 28일 지바 롯데 마린스전에서 최고 구속 148km를 찍었을 정도로 구위는 올라와 있다. 미야자키 스프링캠프에서 본격 실전에 들어가기 전만 하더라도 “145km 이상만 꾸준히 던졌으면 좋겠다. 150km는 컨디션이 좋으면 쉽게 나오지만 안 좋으면 쉽지 않다”고 했지만, 이제 150km 고지도 눈앞이다.
선발로 자리를 잡으려면 일단 내부 경쟁부터 뚫어야 한다. 아직 보직이 확정되지 않은 만큼 미리 들뜨지는 않겠다는 생각이다. 노경은은 “개인적으로 정말 순조롭게 스프링캠프를 마쳤다는 생각이 든다. 시범경기라는 마지막 관문이 남았지만 만족스러운 수준이다”라고 말하면서도 “어떤 보직을 맡게 되더라도 내 몫을 잘 하고 싶다. 내가 팀에 필요한 사람임을 증명하겠다”라는 말로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nick@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