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진, 제3의 구종 비밀무기 준비
만 40세, 또 한 번의 진화 바라봐
"많이 좋아졌다. 변화하려는 모습이 보인다".

일본 오키나와에서 투수들과 추가훈련 캠프를 치르고 있는 한화 김성근 감독은 최고참 투수 박정진(40)을 바라보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김 감독은 "박정진이 많이 좋아졌다. 변화하려는 모습이 보인다"고 말했다. 만 40세 불혹의 나이에도 만족하지 않고 새로운 변화를 시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박정진은 "올해 새로운 무기를 하나 준비하고 있다. 시범경기에서 한 번 써보려고 한다. 매년 이 시기에 변화구 장착을 시도했는데 잘 안됐고, 시즌에 들어가면 던지던 공만 던지곤 했다"며 "올해는 조금 다르다. 권영호 코치님께 배웠는데 잘되고 있다"고 만족스러워했다.
재활 선수들을 관리한 권영호 코치가 박정진에게 가르쳐준 것은 서클체인지업이었다. 권영호 코치는 "고치에서 박정진에게 서클체인지업 그립을 가르쳐줬다. 작년에 뛴 탈보트와 유먼이 잡는 식으로 알려줬다. 예상 외로 괜찮게 던지더라. 손재주가 있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이어 권 코치는 "원래 공이 빠른 투수들은 변화구를 잘 안 받아들인다. 그런데 박정진은 스스로 무언가를 느꼈는지 시도해 보려고 하더라. 하고자 하는 의지가 있다"며 "연습으로 던지는 것과 실전은 다르다. 시범경기에서 어떻게 던지는 봐야겠지만 괜찮을 것이다"고 기대했다.
박정진은 지난해 76경기에서 96이닝을 던지며 6승1패1세이브15홀드 평균자책점 3.09로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냈다. 특유의 오버스로 투구폼에서 내리 꽂는 속구와 슬라이더 조합으로 상대 타자를 압도했다. 여기에 서클체인지업까지 추가하면 그 위력이 배가 될 수 있다.
고치-오키나와로 이어진 캠프에서 천천히 페이스를 끌어올리고 있는 박정진은 이제 실전을 위한 준비에 들어갔다. 그는 "훈련량이 많은 건 이제 적응됐다. 작년에 한 번 해봤기 때문에 어떻게 해야 할지 알고 있다. 몸 상태도 문제없다. 계속해서 공을 던지고 있고, 투구수를 올리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시즌 끝까지 아프지 않고 풀타임으로 던지는 것이 목표다. 작년 막판 아팠던 게 너무 아쉬웠다. 내 나이에 아프면 거의 끝나는 것이기 때문에 몸 관리에 신경을 쓰고 있다"며 "아프지만 않으면 잘할 자신이 있다. 감독님께서도 나이를 잊으라고 했다. 보직 관계없이 팀을 위해 던지겠다"고 각오했다. 불혹에도 진화를 꿈꾸는 박정진이 있어 한화는 든든하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