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리장성 벽 실감...男 탁구, 세계단체선수권 결승행 실패
OSEN 허종호 기자
발행 2016.03.06 08: 50

한국 남자 탁구대표팀이 2016 세계 단체전 탁구선수권대회에서 '세계 최강' 중국의 벽에 막혀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젊은 선수들로 구성해 중국의 벽을 넘는데 도전했지만 고비를 넘지 못했다.
안재형·이철승 코치가 이끄는 한국은 5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말라와티 샤 알람 스타디움에서 열린 대회 남자부 준결승전에서 중국에 게임 스코어 0-3으로 완패해 결승에 오르지 못했다. 한국은 전날 포르투갈을 3-1로 누르고, 4년 만에 이 대회 준결승에 올라 동메달을 확보했지만 중국의 벽은 높았다.
안재형·이철승 코치는 중국을 상대하기 위해 이상수(26·삼성생명·세계 19위), 정영식(24·세계 13위), 장우진(21·세계 29위·이상 대우증권)을 내세웠다. 전날 포르투갈전에서 두 경기를 소화한 주세혁(36·삼성생명·세계 16위)은 이날 투입되지 않았다.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을 앞둔 상황에서 몸 관리를 세심하게 하고 있는 베테랑 선수를 보호하기 위한 조치였다. 대신 '차세대 에이스' 장우진이 3번째 경기 주자로 나섰다. 중국은 마롱(세계 1위)-쉬신(3위)-장지커(4위) 등 톱랭커 선수들로 구성해 한국을 상대했다.

첫 번째 경기에 나선 이상수는 쉬신과 맞대결했다. 이상수는 지난 2011년 6월 중국 오픈에서 쉬신을 한 차례 꺾은 적이 있었다. 자신감을 갖던 이상수는 첫 세트를 강하게 몰아부치는 전략으로 경기를 펼쳐 11-8로 따내 먼저 앞섰다. 그러나 2세트 이후 쉬신이 한 박자 빠른 공격 탁구로 이상수를 압박했다. 결국 이상수는 쉬신에게 세트 스코어 1-3(11-8 2-11 7-11 5-11)으로 역전패했다. 두 번째 경기에 나선 정영식은 세계 1위 마롱에 0-3(7-11 5-11 8-11)으로 졌다.
세 번째 경기에서 한국이 내세운 카드는 장우진이었다. 장우진의 상대는 2012년 런던 올림픽 남자 개인전 금메달리스트 장지커였다. 그러나 장지커는 장우진에게 악연이 있다. 지난해 9월, 태국 파타야에서 열린 아시아선수권에서 개인전, 단체전 두 차례 대결을 펼쳐 장우진이 모두 승리를 거뒀다.
장지커를 두 차례나 이겼던 장우진은 첫 세트부터 자신있게 상대했다. 장지커의 공격에 강한 드라이브로 맞받아쳤다. 결국 첫 세트를 11-7로 잡았다. 그러나 장지커가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 장우진은 장지커에 2세트를 4-11, 3세트를 9-11로 내주며 벼랑 끝에 몰렸다. 4세트에서 장우진은 장지커의 빠른 공격에 그대로 공격적인 탁구로 승부했다.
장지커에 밀리지 않는 장우진의 플레이에 체육관을 찾은 관중들의 박수 소리도 커졌다. 조용하던 중국 벤치도 장지커가 점수를 따낼 때마다 큰 몸짓으로 장우진의 선전에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접전 끝에 마지막에 웃은 건 장지커였다. 장우진은 장지커에 10-12로 밀려 세트 스코어 1-3으로 아깝게 패했다. 그래도 장우진의 활기찬 플레이에 관중들은 어느 때보다 큰 박수를 보냈다.
한국은 리우 올림픽을 앞두고 치러진 이번 대회에서 남자 팀이 동메달을 땄던 반면 여자 팀은 16강에서 탈락해 성과와 과제를 동시에 남겼다. 한국은 7일 귀국한 뒤, 리우 올림픽을 향한 본격적인 준비에 들어간다. /sportsher@osen.co.kr
<사진> 대한탁구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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