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경기 출장 포수’ 역대 3번에 불과
목표는 목표, 최적 컨디션 위한 백업 성장 필수
롯데 자이언츠의 새로운 캡틴 강민호(31)가 팀 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더욱 커졌다. 기존 주전 포수와 중심 타자라는 무게감에 주장 완장에 대한 책임감과 부담감이 더해졌다. 그러나 강민호의 경기 비중에 대한 우려는 지울 수 없다. 수비 부담이 큰 포지션인 만큼 대안은 분명 존재해야 한다.

롯데 조원우 감독은 지난 1월 2016년 시무식에서 신임 주장으로 강민호를 지명했다. 어느덧 중견급 선수로 성장했고 투수와 야수들을 모두 아우를 수 있는 포수 강민호가 주장에 적격이라고 판단했다.
조원우 감독은 강민호에게 포수로서, 중심타자로서, 그리고 주장으로서의 책임감을 무겁게 요구했다. 조 감독은 강민호에 “타율은 2할 초반만 쳐도 괜찮다. 전 경기 출장을 할 수 있도록 책임감을 보여달라”고 말했다. 공격보다는 수비, 그리고 ‘원 팀’을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중심이 되기를 바라는 조 감독의 당부였다.
그러나 실제로 전 경기 출장이 이뤄질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강민호의 전 경기 출장은 지난 2006년, 10년 전이 마지막이었다. 역대로 살펴봐도 1996년 박경완(쌍방울), 2006년 강민호, 지난 시즌 김태군(NC)이 전부였다. 3시간이 넘도록 쪼그려 앉아 있어야 하고 주자와의 충돌도 마다하지 않아야 하는 포수는 야구에서 ‘극한직업’이다.
지난해 강민호는 123경기 출장해 타율 3할1푼1리 35홈런 86타점 OPS 1.060으로 커리어 하이 시즌을 만들었다. 앞선 2년간의 부진을 말끔하게 씻어냈다.
하지만 강민호는 크고 잔부상 치레를 겪으며 21경기를 결장했다. 장타력으로 대표되는 타격능력은 되찾았지만 체력과 내구성은 약간 저하됐다. 체력 저하의 여파는 수비력에서 드러났다. 8개의 실책과 6개의 포일을 기록했다. 그리고 팀은 10개 구단 최다인 89개의 폭투를 범했다. 폭투 기록은 투수의 몫이지만 공을 블로킹 해야 하는 포수 역시 지분이 있다. 주전 포수인 강민호도 이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체력이 뒷받침 되어야 홈플레이트 뒤에서의 움직임도 기민해진다. 그리고 체력을 기르는 것 동시에 강민호의 체력을 비축하면서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 그렇기에 강민호를 뒷받침 하는 포수 백업 자원들의 성장은 필수다.
한 때 롯데는 ‘포수 왕국’의 명성으로 드높았다. 강민호를 비롯해 용덕한(NC)과 장성우(kt)까지 버티고 있던 포수진은 타 팀의 부러움을 샀다. 하지만 현재 경험 있고 노련한 포수는 강민호 혼자라고 봐도 무방하다. 강민호를 뒷받침하는 백업 포수들은 아직 어린 티를 채 벗지 못한 20대 초반의 안중열(21), 김준태(22), 강동관(20) 등이다.
안중열은 kt에서 지난 시즌 중반 트레이드되어 롯데 유니폼을 입었다. 강민호가 결장할 때 쏠쏠한 활약을 펼쳐줬다. 과감한 투수 리드와 클러치 상황에서의 집중력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경험은 부족하지만 앞으로 ‘제2의 강민호’로 성장할 수 있는 잠재력은 인정받고 있다.
김준태와 강동관은 아직 안중열에 비해 보여준 것은 많지 않다. 하지만 김준태와 강동관 모두 촉망받는 자원들인 만큼 안중열과 견줄 수 있는 시간은 충분하다. 3명의 젊은 포수들이 경쟁을 통해 성장세를 보여줘야 한다.
20대의 포수들이 어느 정도 성장을 한다면 강민호를 지명타자로 돌려 체력을 비축하고 제 기량을 발휘할 가능성도 높아진다. 강민호가 최적의 컨디션을 유지할 수 있는 조건, 롯데가 더 나은 성적을 거두기 위한 조건 모두 20대 백업 포수들의 성장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