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진우·구대성·박정진 한화 투수들 롱런
안영명, 등번호에 맞게 45세 현역 목표
한화 투수조장 안영명(32)은 마운드 위에 섰을 때 터질 듯한 허벅지가 한 눈에 들어온다. 데뷔 초부터 지금까지 여자 허리 사이즈만한 허벅지 둘레를 유지 중이다. 탄탄한 하체를 활용해 최대한 릴리스 포인트를 앞에 두고 던지는 투구폼은 그의 오래된 트레이드마크.

안영명은 "앞으로 끌고 나가서 던진다는 건 투수로서 큰 장점이라 생각한다. 볼끝에 힘을 실을 수 있다"며 "고등학교 때 본격적으로 투수를 시작할 때부터 하체 운동을 열심히 했다. 매일 하체 웨이트도 하고, 러닝도 뛰었다. 일본인 코치님들께서도 러닝의 중요성을 강조한다"고 말했다.
특히 투수에게 하체 강화를 위한 러닝은 생명이다. 스프링캠프에서 하루 일과 대부분이 러닝에 집중돼 있다. 안영명은 "뛰기 싫어지면 은퇴할 때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지금도 우리팀에서 (박)정진이형을 보면 가장 잘 뛴다. 그래서 오래 선수를 할 수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박정진뿐만이 아니다. 한화에선 오랫동안 현역으로 활약한 투수들이 많았다. 송진우는 만 43세까지 최고령 선수로 활약했고, 구대성은 만 41세까지 한국에서 뛰고 호주로 건너가 아직도 은퇴하지 않았다. 만 40세의 박정진도 한화 투수들의 롱런 전통을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안영명도 한화 선배 투수들의 뒤를 따라가려 한다. 그는 "등번호를 45번으로 바꿀 때 45세까지 선수 생활을 하자는 목표를 세웠다. 우리 팀에는 송진우·구대성 선배처럼 오래 뛰었던 선배들이 많았다. 일찍 은퇴하면 다들 저 나이에 은퇴하는 구나 싶었지만 우리 팀에서는 오래 뛰는 선배들을 많이 봐서 그런지 나 역시 오래 뛰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고 이야기했다.
어릴 적부터 대선배들의 롱런을 지켜본 안영명에게 지금은 박정진이라는 좋은 롤 모델이 있다. 그는 "정진이형 옆을 따라다니며 같이 하려고 한다. 먹는 것도 같이 먹고, 평소에 어떻게 생활하는지도 보고 배우려 한다"고 웃었다. 그만큼 롱런에 대한 의지가 크다.
올 시즌을 끝으로 FA 자격을 얻는 안영명이지만, 한화의 대한 애정이 누구보다 크다. 그가 한화 투수들의 롱런 전통 계보를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