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감만 믿고 마운드에 올라갔는데 역시 프로의 벽은 높았다".
삼성 라이온즈의 '특급 신인' 최충연이 프로 무대의 높은 벽을 실감했다. 최충연은 일본 오키나와 2차 캠프에서 열린 연습 경기에서 잇달아 난타당하는 등 호된 신고식을 치렀다.
최충연은 6일 "자신감만 믿고 마운드에 올라갔는데 역시 프로의 벽은 높았다"고 혀를 내둘렀다. 그만큼 배운 점도 느낀 점도 많았다. 최충연은 "앞으로 배워야 할 게 정말 많다. 쉴 새 없이 얻어 맞았지만 많은 걸 배우고 느낀 좋은 계기"라고 말했다.

최충연은 지난달 25일 한화전서 아웃 카운트 하나도 잡지 못하고 6실점(5자책)으로 난타당했다. 그는 당시 상황을 떠올리며 "자신감만 믿고 마운드에 올라갔는데 컨트롤도 제대로 되지 않고 던지는 족족 얻어 맞았다. 넓은 야구장에 나 홀로 서 있는 기분이었다. '아, 이런 게 프로 무대구나' 싶었다. 계속 얻어 맞으니 무엇을 던져도 얻어 맞을 것 같았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위축되는 건 없다. 최충연은 "이날 경기에서 부진했다고 괴로운 건 없다. 결과는 나빴지만 좋은 경험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처한 상황에 대해 확실히 알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마음으로 하겠다"고 덧붙였다.
최충연이 바라보는 프로와 아마추어의 차이는 무엇일까. 그는 "고교 시절에는 공만 빠르면 얼마든지 통했는데 프로 무대에서는 스피드 뿐만 아니라 공끝, 무브먼트, 변화구 모두 뒷받침돼야 타자와 승부할 수 있다는 걸 느꼈다. 이 모든 게 하루 아침에 되는 게 아니라 투수 파트 코치님들과 선배님들께 틈만 나면 여쭤 보면서 하나 하나씩 배워 나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최충연은 서글서글한 성격으로 선배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고 있다. 단순히 친하게만 지내는 게 아니라 선배들의 노하우를 하나라도 더 배우려고 노력한다.
룸메이트 차우찬은 최충연의 든든한 멘토. 그는 "우찬이형은 경기가 끝나고 나면 문제점에 대해 자주 조언해주신다. 함께 방을 쓰면서 자연스레 이야기할 수 있는 기회도 많고 큰 도움이 된다"고 고마움을 표시했다. 이어 "다른 선배님들도 '신인 투수니까 맞아 봐야 알 수 있다. 이론으로 알 수 있는 게 아니라 얻어 맞으면서 배우는 것'이라고 자주 말씀해주신다"고 덧붙였다.
2차 시험 무대인 시범경기에서는 한층 더 발전된 모습을 보여줄 각오. 최충연은 "내겐 아주 소중한 기회다. 보여줄 수 있는 건 다 보여주고 후회없이 해보겠다. 2군에 가서 차근차근 준비하는 것도 좋지만 개막전 엔트리에 포함돼 선배들과 함께 하면서 많은 걸 배우고 싶다. 두 마리 토끼 모두 놓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