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욱-조한욱, SK 차세대 에이스 본격 시동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6.03.07 17: 00

높은 지명 순위, 김광현 이을 에이스 기대
이건욱 재활 막바지, 조한욱 5선발 경쟁 합류
SK가 미래 마운드의 기둥으로 기대를 걸며 지명한 두 투수가 서서히 알에서 깨어 나오고 있다. 이건욱(21)과 조한욱(20)이 각자의 위치에서 본격적인 시동을 걸었다. 물론 SK는 여전히 신중한 태도다. 그러나 기대감을 숨기지는 못하고 있다.

2014년 SK 1차 지명자인 이건욱, 2015년 SK의 2차 1라운드 지명자인 조한욱은 팀에서 “김광현을 이을 차세대 에이스감”으로 주목하고 있는 이들이다. 이건욱은 이미 동산고 시절 고교를 대표하는 우완 에이스로 이름을 날렸다. 2014년 청소년 선수권 대회 당시 오타니 쇼헤이(21, 니혼햄)와의 맞대결에서 승리를 거둔 것은 널리 알려진 일이다. 조한욱도 충암고 시절 에이스로 활약하며 높은 잠재력을 인정받았다.
그런 두 선수는 프로 입단 후 각각 부상 때문에 고전했다. 이건욱은 입단 이후 팔꿈치인대접합수술(토미존 서저리)을 받았다. 이미 고교 시절부터 팔꿈치에 문제가 있었고 SK도 수술 일정까지 모두 고려해 지명했다. 팔꿈치 재활을 완료하며 지난해 막판 2군 무대에 섰으나 애리조나 교육리그에서 발가락 부상을 당해 재활 기간이 좀 더 길어졌다. 조한욱도 프로 지명 후 어깨 통증 때문에 약 9개월의 재활 기간을 거쳤다.
그렇게 부상에 숨죽이던 두 선수가 이제 본격적인 시동을 걸었다. 먼저 앞서 나가는 선수는 조한욱이다. 플로리다, 오키나와로 이어진 SK의 1군 전지훈련을 완주하며 큰 기대를 모으고 있다. 145㎞를 상회하는 빠른 공, 두둑한 배짱, 좋은 슬라이더로 어느덧 ‘5선발’의 잠재력 후보로도 떠올랐다. 비로 취소된 7일 롯데와의 연습경기 선발도 조한욱으로 내정되어 있었다.
구위도 구위지만 성격에서 높은 평가를 받는다. 코칭스태프가 ‘4차원 심장’이라고 평가할 정도다. 나쁜 기억은 빨리 잊는다. 여기에 투지도 뛰어나다. 위축되는 다른 어린 선수들에 비해, 조한욱은 반드시 되갚아주려는 투지를 불태운다는 것이 차이점. ‘에이스’가 되려면 반드시 필요한 덕목이기도 하다. 오키나와 연습경기에서도 실책으로 인한 실점에 전혀 개의치 않고 다음 이닝에서 삼진 3개를 잡아내는 등 남다른 심장이 호평받았다.
팬들이 가장 큰 기대를 거는 기대주인 이건욱도 재활 과정이 막바지다. 대만 타이중에서 열리고 있는 SK의 퓨처스팀 전지훈련에 참여 중인 이건욱은 불펜 피칭 단계를 모두 마치고 6일 라이브 피칭을 실시했다. 2년 만에 서는 마운드라 아직은 보완해야 할 점이 있지만 몸이 아프지 않다는 것은 고무적이다.
이건욱은 대만에서 1~2차례 정도 연습경기에 나서 실전 피칭을 할 전망이다. 시범경기 대기는 불투명하지만 스스로 “2군 일정이 시작되는 4월 초에는 정상적으로 대기할 수 있다”고 자신 중이다. 팀에서는 장기적인 선발 요원으로 육성한다는 방침이다. 1군에서 불펜으로 조금씩 뛰는 것보다는, 2군에서 확실히 선발로 뛴 뒤 상태를 지켜보고 활용할 예정이다. 그만큼 SK가 긴 호흡으로 이건욱에 공을 들인다고 할 수 있다.
송태일 SK 스카우트는 “에이스감으로 성장하려면 역시 빠른 공에 위력이 있어야 한다. 김광현이 빠른 공의 각도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면 이건욱은 공 끝이 좋다. 그만큼 회전력이 좋다는 이야기다. 고교 시절에는 최고 144㎞까지 던졌다. 보통 타자들이 어려워하는 것이 바깥쪽 빠른 공인데, 이건욱은 다른 고교 선수들과는 달리 힘이 떨어지지 않고 끝까지 들어왔다”라고 회상했다. 이건욱의 불펜피칭을 본 2군 코칭스태프도 “확실히 가지고 있는 재능이 다르다”라고 호평 중이다.
송 스카우트는 “조한욱도 뛰어난 빠른 공을 가지고 있다. 이건욱보다는 고교 시절 훨씬 덜 던진 면도 있다. 최고 146㎞, 평균적으로 142~143㎞의 빠른 공을 던졌다. 여기에 슬라이더가 좋다. 슬라이더는 이건욱보다 더 좋다”라고 호평했다. 제춘모 퓨처스팀 투수코치는 “구위는 물론, 에이스들은 고교 시절 많이 던져보면서 경기를 이겨나가는 힘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큰 차이가 난다. 두 선수는 구위는 물론 그런 경험과 심장까지 갖추고 있는 선수”라고 기대를 걸었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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