챔피언결정전에서 우승한 팀만이 달콤한 열매를 따먹을 수 있다.
KDB생명 2015-2016 여자프로농구가 대망의 플레이오프를 앞두고 있다. 정규리그 2위 부천 KEB하나은행과 3위 청주 KB스타즈는 오는 10일부터 3전 2선승제로 맞붙는다. 여기서 이긴 승자가 오는 16일부터 정규리그 우승팀 춘천 우리은행과 챔피언결정전에서 5전 3선승제로 대결을 펼친다.
대결을 앞두고 7일 오후 여의도 63컨벤션센터에서 미디어데이가 열렸다. 각 팀을 대표하는 수장과 주장, 대표선수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위성우 우리은행 감독, 박종천 KEB하나은행 감독, 서동철 KB스타즈 감독은 각각 우승공약을 내걸며 선수들을 독려했다.

박종천 감독의 ‘양궁농구’ 공격에 발끈한 서동철 감독은 “구단협조가 필요하지만 우승하자마자 선수들을 이끌고 샌프란시스코로 가서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를 보면서 미국여행을 하겠다. 양궁농구의 정점을 찍고 싶다. 욕심 같아서 플레이오프 전에 갔다 와서 기를 받고 싶다. 골든스테이트 경기를 보는 것이 공약”이라며 선수들을 유혹했다.
‘달변가’ 박종천 감독은 이에 질세라 “우승만 한다면 뭔들 못하겠나. 세계일주도 할 수 있다. 위성우 감독께서 얼마나 고생을 시켰는지 선수들이 우승하면 막 밟더라. 난 ‘쿵따리 샤바라’ 댄스를 추겠다. 관중들과 함께 할 수 있는 허슬을 보여드리겠다. 굿판을 한 번 펼치겠다”며 숨겨진 댄스본능을 과시했다.
문제는 선수들이 박 감독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했다는 것. KEB하나 주장 김정은은 “우리 세대는 쿵따리 샤바라를 모른다.(웃음) 선수들에게 가장 좋은 것은 긴 휴가다. 우리 감독님이 휴가에 좀 짜다. 우승하면 우리도 원 없이 쉴 수 있게 해주시길 바란다”며 박종천 감독을 공격했다. 뒤늦게 선수들의 마음을 알아챈 박 감독은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우리은행이 우승을 많이 하는 비결은 따로 있었다. 위성우 감독은 “샌프란시스코도 가야되고 춤도 춰야 되고 우승하면 큰일이다. 우리는 우승을 해봤다. 선수들이 가장 좋아하는 것은 휴가다. 아무리 내가 잘해줘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올해 우승하면 선수들이 쉬고 싶은 만큼 한 번 쉬어주겠다”고 공약을 펼쳤다. 동석한 박혜진과 양지희의 만면에 웃음꽃이 피었다. 우리은행의 전투력이 상승하자 다른 팀 감독들은 ‘아차’ 싶었다.

양지희는 “감독님이 작년에도 휴가를 많이 주셨다. 선수들이 정말 좋아했다. 이번 시즌 끝나고 바로 국가대표 소집이 있다. 박혜진과 난 (바로 대표팀에 가서 팀 휴가에) 해당사항이 없다. 감독님이 국가대표가 끝나도 휴가를 주실 것이라 믿는다”면서 못을 박았다.
휴가를 향한 우리은행의 강력한 열망은 통합 4연패 도전에 엄청난 에너지가 되지 않을까. / jasonseo34@osen.co.kr
[사진] 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