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호-이대호, 한국산 거포 힘 보였다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6.03.08 09: 45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4번 타자들인 박병호(30, 미네소타)와 이대호(34, 시애틀)가 하루의 시차를 두고 나란히 홈런을 터뜨렸다. 처한 상황은 다르지만 한국산 거포의 힘을 유감없이 선보였다.
박병호와 이대호는 7일과 8일(이하 한국시간) 나란히 시범경기 첫 대포를 터뜨리며 팬들의 시선을 한몸에 모았다. MLB에 진출한 선수 중에서는 ‘거포형’ 혹은 ‘홈런타자’로 분류되는 두 선수라 첫 홈런은 더 의미가 크다.
박병호가 먼저 터졌다. 7일 탬파베이와의 시범경기에서 1회 2사 만루 상황에서 타석에 들어선 박병호는 탬파베이 선발 제이크 오도리지의 91마일(146㎞) 빠른 공을 받아쳐 좌월 만루포를 터뜨렸다.

이대호도 화답했다. 8일 애리조나와의 시범경기에서 6-10으로 뒤진 8회 첫 타석에 임해 좌완 맷 레이놀즈의 5구째 85마일(136.8㎞) 빠른 공을 공략해 좌월 솔로포를 터뜨렸다. 맞는 순간 상대 좌익수가 홈런임을 직감할 수 있을 정도로 타구가 컸다. 라인드라이브성 타구였지만 공에 힘이 실리며 펜스를 넉넉하게 넘겼다.
두 선수는 한국프로야구를 대표하는 홈런 타자들이다. 박병호는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KBO 리그 역사상 첫 4년 연속 홈런왕을 차지했다. 4년 동안 친 홈런만 173개였다. 2010년 전무후무한 타격 7관왕으로 KBO 리그를 평정한 뒤 2012년 일본 무대로 날아가 리그 최정상급 타자로 활약했다. 역시 한국을 대표하는 거포 선수다.
시범경기이기는 하지만 첫 홈런은 의미가 크다. 시범경기 첫 경기에서 3연속 삼진을 당하기도 했던 박병호지만 만루포 한 방으로 강인한 인상을 남겼다. 앞으로는 마음의 짐을 덜고 좀 더 홀가분하게 타석에 임할 수 있을 전망이다.
이대호는 더 값진 한 방이었다. 이대호는 메이저리그 계약 신분이 아닌, 스프링캠프 초청권이 있는 마이너리그 계약이다. 시범경기에서 확실한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면 처지가 곤란해질 수 있다. 그러나 경쟁자들 앞에서 시원한 대포를 쏘아 올리며 확실한 무력시위를 했다. 향후 더 많은 기회를 담보하는 홈런일 수도 있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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