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선’ 조원우호, 누상에서 쉴 틈이 없었다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16.03.08 16: 03

누상의 주자들은 쉴 틈 없이 움직였다. 조원우 감독이 지향하는 야구가 어떤 것인지를 짐작할 수 있는 시범경기 개막전이었다.
조원우 감독이 이끄는 롯데 자이언츠는 8일 울산 문수구장에서 열린 2016 KBO 리그 시범경기 SK 와이번스와의 경기에서 6-6 극적인 무승부로 경기를 마무리 지었다.
조원우 감독이 롯데 유니폼을 입고 KBO 리그에서 팬들 앞에 첫 선을 보이는 경기였다. 지난해 부임 이후 대만 타이난 마무리 캠프와 올해 1차 미국 애리조나, 2차 일본 가고시마 스프링캠프까지 다듬은 팀의 모습을 선보이게 됐다.

경기 전 취재진과 만난 조원우 감독은 “일단 승패보다는 과정과 코칭스태프의 운영 등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고 선수들의 성향과 움직임을 체크하는 것이 주 임무가 될 것이다”고 말하며 시범경기에 임하는 목표를 전했다.
일단 조원우 감독은 그동안 공식 석상에서 근성 있고 짜임새 있는 야구를 펼치겠다는 의지를 수차례 밝혔다. 그런 만큼 롯데가 어떤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졌다.
이날 조원우 감독의 롯데에서 눈에 띄는 점은 루상에서 쉴 새 없이 움직이며 기회를 엿봤다는 것. 그리고 작전에 의해서든 자의적이든 적극적으로 주루플레이를 펼치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2회말 선취 2득점의 순간이 모두 적극적인 발놀림으로 만든 득점이었다. 박헌도의 볼넷과 오승택의 안타로 1사 1,3루의 기회를 잡았다. 이 때 1루 주자였던 오승택은 쉴 새 없이 뛸 듯한 모션을 취했다. 결국 이우민의 적시타 때 오승택의 움직임이 효과를 봤다. 오승택의 움직임으로 인해 SK 유격수 고메즈는 2루 쪽 베이스 커버를 들어갔고 결국 이우민의 타구는 역동작에 걸리면서 잡을 수 없는 곳으로 흘렀다.
계속된 2사 1,2루 안중열의 타석 때도 볼이 빠지는 것을 보자마자 과감하게 3루로 내달려 SK 포수 이재원을 허둥대게 만들었다.
이날 롯데 뛰는 야구의 백미는 이어진 2사 1,3루에서 나온 이중 도루였다. 롯데 벤치는 이중 도루 사인을 냈고 3루 주자 오승택은 이재원의 송구가 2루로 향하는 것을 본 뒤 홈을 밟았다. 그 사이 1루 주자 이우민은 적절하게 시간을 끌면서 오승택의 득점이 인정될 수 있도록 희생을 했다. 이닝은 종료됐지만 롯데가 앞으로도 적극적인 뛰는 야구로 상대를 흔들겠다는 의지를 그라운드에서 표출한 것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이후에도 롯데는 적극적으로 뛰었다. 한 베이스라도 더 가겠다는 의지로 쉴 새 없이 누상에서 움직였다. 9회 극적인 3득점으로 동점을 만든 것도 선두타자 오승택이 볼넷으로 출루한 이후 2루 도루를 성공시키며 상대를 흔들었기에 가능했다.
조원우 감독의 롯데가 앞으로 어떻게 나아갈 지를 시범경기 개막전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jhrae@osen.co.kr
[사진] 울산=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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