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장’ 양동근(35, 모비스)이 흔들리자 거함 모비스가 무너졌다.
울산 모비스는 8일 오후 7시 울산 동천체육관에서 벌어진 2015-2016 KCC 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고양 오리온에게 68-69로 패했다. 1차전을 내준 모비스는 10일 2차전서 반드시 이겨야 동률을 이룬다.
1차전 전반전까지 양동근은 12점, 2어시스트, 2스틸을 기록하며 조 잭슨(4점, 2어시스트)을 압도했다. 신체조건이 좋은 양동근의 수비에 잭슨도 쉽게 골밑으로 돌진하지 못했다. 특유의 속공이 터지지 않으며 주도권을 모비스가 가져갔다.

변수는 양동근의 파울트러블이었다. 양동근은 3쿼터에만 네 개의 파울을 범하며 흔들렸다. 3쿼터 종료 3분여를 남기고 백업가드 김종근이 대신 코트를 밟았다. 양동근이 코트를 비운 사이 부진했던 잭슨은 득점을 올리며 살아났다.
1차전의 중요성을 감안할 때 양동근은 오래 쉴 수 없었다. 결국 양동근은 4쿼터 시작과 함께 코트로 돌아왔다. 파울퇴장을 의식해 플레이의 적극성이 떨어졌다. 양동근은 후반전 무득점으로 침묵했다. 그는 37분 가까이 코트를 누볐지만, 후반전에 생산성이 눈에 띄게 저하됐다.
경기 후 유재학 감독은 “양동근이 파울 4개고 체력이 떨어졌다. 2개는 안 해도 될 파울을 했다. 동근이가 (이)승현이를 살짝 밀었다고 네 번째 파울이 나왔다. 아쉽다”고 전했다. 모비스는 양동근이 코트에 있고 없고에 따라 엄청난 차이가 있다. 김종근이 성장했지만, 큰 경기서 양동근을 대체할 선수는 없다. 함지훈이 리딩도 한계가 있다. 잭슨을 막을 선수도 없다.
추일승 감독은 한호빈을 양동근의 전담수비수로 붙였다. 상황에 따라 장신자 최진수와 김동욱까지 양동근 수비에 나선다. 양동근은 이래저래 힘이 빨리 빠질 수밖에 없다.
추일승 감독은 “(양)동근이가 사실 무서운 게 승부처에서 득점이다. 가장 빈도가 높은 것이 스크린을 이용해서 슛을 쏘는 것이다. 장신이 동근이를 맡아서 스위치가 되면 견제할 수 있다. 진수가 나름 높이가 있어서 바꿔 맡아도 그런 부분이 통했다”며 만족했다.
국가대표 주장으로 산전수전 다 겪어본 양동근이다. 과연 2차전서도 양동근이 오리온 수비에 고전할까. 양동근의 어깨가 무겁다. / jasonseo34@osen.co.kr
[사진] 울산=민경훈 기자 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