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 택한 김상현, “늦게 바꾼 게 후회되네요”
OSEN 선수민 기자
발행 2016.03.09 06: 00

김상현, 스프링캠프서 밀어치기 훈련
시범경기서 연타석 홈런으로 효과 나타나
“늦게 바꾼 게 후회되네요”.

kt 위즈 내야수 김상현(36)은 리그를 대표하는 홈런 타자다. 지난 2009시즌에는 KIA 타이거즈 유니폼을 입고 36홈런 127타점을 기록하며 정규시즌 MVP까지 거머쥔 바 있다. 하지만 2011시즌 14홈런 이후 하락세를 탔다. 전성기가 끝났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지난해 kt에서 27홈런을 쏘아 올리며 화려하게 부활했다.
옛 스승 조범현 감독을 만나 다시 거포 타자의 힘을 과시했다. 시즌이 끝난 후에는 FA 자격을 취득했고, kt와 4년(3+1년) 최대 17억 원에 재계약했다. 김상현은 재기에 만족하지 않았다. 올 시즌을 앞두고는 타구 방향에 신경 쓰면서 타격 훈련을 했다. 무조건 당겨치기보다는 밀어치는 스윙에 초점을 맞췄다. 서서히 변화가 나타나더니 시범경기 첫 경기부터 그 효과를 톡톡히 봤다.
김상현은 8일 두산 베어스와의 시범경기에서 2개의 홈런포를 쏘아 올렸다. 첫 번째 타석에선 중월 홈런, 두 번째 타석에선 우중간 홈런을 때려냈다. 밀어치는 타격이 어느 정도 효과를 본 것이다. 김상현은 경기 후 “예전 같은 경우에는 힘으로만 치려는 경향이 있었다. 하지만 작년 FA 계약 전에 김진훈 단장님을 만나 이야기를 들었다. ‘내가 변하지 않으면 좋은 선수가 될 수 없다’는 이야기였다. 마음가짐을 새롭게 하려고 했다. 지금까지 못 했던 걸 해봤다”라고 말했다.
김상현이 말한 ‘못 했던 것’은 다름 아닌 밀어치는 훈련이었다. 김상현은 “밀어치기를 시작했고, 타구 방향에 신경을 썼다. 이제는 편해졌다. 당겨 치는 건 기본은 됐다고 생각한다. 사실 이전부터 선배들, 코치님들이 밀어치는 것에 대해 이야기했었다. 그런데 고집을 부리고 안 했었다. 작년에는 kt가 창단 팀이고 FA도 걸려있어서 욕심이 있었다. 그런데 올해는 마음이 편해져서 ‘시작해봐야 겠다’라고 생각했다. 늦게 시작한 게 후회스럽다. 왜 이제 시작했을까라는 생각이 든다”라고 설명했다.
기존의 스타일을 바꾼다는 것은 쉽지 않았다. 김상현은 “캠프 때는 화도 나고 답답했었다. 나중에는 밀어치고 힘이 생기면서 좋은 타구도 나오고 소리도 좋았다”면서 “기술적인 부분보다는 내 자신이 변했다. 내 걸 버리고 바꾸다보니 새로운 마음이 생겼다. 이게 정답은 아니지만 나한테 잘 맞는 것 같다”며 흡족해 했다.
김상현은 올 시즌도 중심타자 임무를 맡을 예정. 본인은 “4번 타자로 나가면 왠지 위축된다”라고 말하지만, 4번 타자로 나선 시범경기 개막부터 2홈런을 날리면서 괴력을 선보였다. 김상현은 “올 시즌은 페이스가 빨리 올라왔다. 작년에는 자신 있었던 것도 아니었고 어떻게든 만들어서 치려는 생각이었다. 하지만 좋은 페이스가 잘 이어졌다. 첫 경기부터 잘 돼서 기분이 좋다”라고 말했다. 변화를 택한 김상현이 올 시즌은 더 많은 홈런을 때려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krsumin@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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