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심으로 시범경기 첫 경기 극적 무승부
달라진 롯데 확인하기 위한 척도
올해는 정말 달라진 거인군단을 만날 수 있을까.

롯데 자이언츠는 8일 울산 문수구장에서 열린 SK 와이번스와의 시범경기에서 6-6 무승부를 거뒀다. 3-6으로 뒤진 9회말 집중력을 잃지 않고 끝까지 물고 늘어지며 3점을 뽑아낸 성과다.
이날 롯데는 2회말 먼저 2점을 뽑았지만 5회초 SK 헥터 고메즈에 역전 스리런 홈런을 맞는 등 4점을 헌납하며 역전 당했다. 이후 7회 1점, 8회 1점씩을 내줘 3-6으로 패색이 짙은 채 9회말 마지막 공격을 맞이했다.
롯데 벤치는 정규시즌처럼 선수들의 뒷심을 실험했다. 선두타자 오승택이 볼넷으로 출루한 뒤 대타 최준석을 내보냈다. 최준석이 볼넷으로 걸어 나갔고 다시 대타 강민호를 투입했다. 강민호도 볼넷으로 출루. 무사 만루의 기회를 만들었고 김준태가 좌익선상 2타점 2루타를 뽑아낸 뒤 강동수의 좌익수 희생플라이로 기어이 6-6 동점을 만들었다. 후속타가 터지지 않아 경기는 무승부로 끝났지만 롯데의 뒷심과 집중력은 확실히 달라져보였다.
사실 롯데는 지난해 불펜 불안과 경기 막판 집중력 저하로 허망한 역전패를 당하는 경우를 볼 수 있었다. 여기에 타선의 집중력이 경기 막판 떨어지면서 뒷심이 현격히 저하되는 모습도 보였다.
하지만 조원우 감독이 부임한 이후 고질적인 병폐를 해결하기 위해 강도 높은 메시지를 전했다. 선수들이 경기장에 있는 순간에는 승패와 상관없이 집중력을 발휘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었다.
이러한 조 감독의 생각은 스프링캠프를 통해 선수들에 끊임없이 주입시켰다. 희망이 보이기도 했다.
롯데는 지난 2월 초, 미국 애리조나에서 일본 니혼햄 파이터스와 두 차례의 연습경기를 가졌다. 결과는 1승1무로 만족스러웠다. 경기 내용도 마찬가지. 뒷심으로 경기 내용을 알차게 채웠다.
니혼햄과의 1차전에선 마지막 9회초 공격이 시작되기 전까지 3-4로 뒤지고 있었다. 그러나 마지막 공격에서 포기하지 않고 2점을 뽑아내 역전승을 일궜다. 2차전 역시 마지막 공격 때 0-1로 열세에 놓였지만 9회 마지막 공격에서 동점을 뽑아내며 무승부를 만들었다. 비록 평가전이었지만 무기력하게 무너지지 않았다.
미국 평가전에서 보여준 뒷심이 8일 경기에도 이어졌다. 앞으로 롯데의 뒷심이 약하지 않을 것이라는 보여준 한 판이었다.
뒷심이 본격적으로 나타나야 할 시기는 당연히 정규시즌이다. 그러나 시범경기를 통해 뒷심을 단련시킨다면 정규시즌에 그 결과가 나타날 수 있다. 매년 롯데는 “올해는 다를 것이다"고 다짐했다. 하지만 공허했던 다짐이었다는 것만 매년 확인했을 뿐이다. 올 시즌을 앞두고도 롯데는 달라질 것이라고 외쳤다. 그리고 정말 달라진 롯데를 만날 수 있다면 그 이유는 바로 뒷심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