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동근이 밝힌 장재석과 신경전 이유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16.03.09 06: 07

좀처럼 화를 내지 않는 양동근(35, 모비스)이 화를 냈다. 이유가 있었다. 
울산 모비스는 8일 오후 7시 울산 동천체육관에서 벌어진 2015-2016 KCC 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고양 오리온에게 68-69로 패했다. 1차전을 내준 모비스는 10일 같은 장소에서 계속되는 2차전을 반드시 이겨야 동률을 이룬다. 
승패와 상관없지만 경기 중 논란이 된 장면이 나왔다. 2쿼터 종료 43.9초를 남기고 양동근이 드리블을 치며 골대로 향하는 상황. 장재석이 수비를 하는 과정에서 양동근에게 파울을 범했다. 양동근은 장재석을 노려봤다. 장재석을 비롯해 옆에 있던 허일영까지 바로 양동근에게 사과를 했다. 장재석과 허일영은 2014 인천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진천선수촌에서 양동근과 함께 훈련한 사이다. 

팬들은 양동근이 선배라는 이유로 장재석에게 지나치게 행동한 것이 아니냐고 지적했다. 장재석이 정상적인 파울을 했는데, 양동근이 과민반응을 해서 후배의 기를 죽였다는 것. 프로농구서 소위 ‘짬밥’을 내세워 후배 기를 죽이는 선배들이 왕왕 있었다. ‘양동근도 나이 먹더니 별 수 없다’는 반응이 나왔다. 
평소 깨끗한 매너로 ‘농구계의 유재석’으로 알려진 양동근이다. 모비스와 국가대표팀에서 주장을 맡은 양동근은 어떠한 악조건에서도 항상 성실하게 최선을 다하는 선수다. 그랬던 양동근이 후배와 신경전을 펼치자 팬들은 ‘실망했다’는 반응이 대부분이었다. ‘양동근 실망이다.' '선후배관계로 꼰대부리지 말자’라는 댓글이 주류를 이뤘다. 
내막을 알고 보면 양동근이 억울한 측면이 있다. 양동근은 코트 위에서 실력보다 선후배 관계를 먼저 내세우는 풍토를 누구보다 싫어하는 선수다. 양동근의 신인시절 노골적으로 그를 괴롭혔던 선배도 있었다. 그럴 때마다 양동근은 선후배 관계를 떠나 실력으로 승부했다. 
경기 후 양동근에게 이유를 들었다. 양동근은 “선수들끼리는 고의적으로 가격을 했는지 금방 알 수 있다. 장재석이 날 고의로 가격했다. 나에게 할 정도면 다른 선수도 피해를 볼 수 있어 그렇게 반응한 것이다. 이미 내가 나쁜 놈이 돼 있더라”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느린 화면을 보면 장재석이 수비하는 과정에서 양동근의 얼굴과 접촉이 있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다만 카메라가 양동근의 뒷모습을 잡아 가격당하는 정확한 그림이 나오지 않는다. 화면만 보면 팬들이 충분히 오해를 할 수 있는 상황이다. 
전반전 12점을 넣은 양동근은 후반전 무득점에 그쳤다. 그가 3쿼터에만 4개의 파울을 범해 ‘파울트러블’에 걸린 것이 변수로 작용했다. 유재학 감독은 “양동근이 이승현을 살짝 밀었는데 파울이 지적됐다. 네 번째 파울지적이 아쉽다. 양동근이 후반전에 체력이 떨어졌다”며 아쉬움을 보였다. 
1차전서 결승 자유투를 넣은 조 잭슨(15점, 6어시스트)이 주인공이 됐다. 양동근이 2차전서 반격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 jasonseo34@osen.co.kr
[사진] 울산=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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