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초반 부진을 딛고 반등에 성공한 추신수(34, 텍사스)가 무난한 시범경기 행보를 보이고 있다. 추신수는 한때 갈등이 있었던 제프 배니스터 감독의 믿음이 자신의 반등을 이끌었다고 감사를 표했다.
추신수는 올 시즌 시범경기 페이스가 괜찮다. 8일(이하 한국시간)까지 4경기에 나서 타율 3할3푼3리를 기록 중이다. 아직 장타는 없지만 무난하게 컨디션을 끌어올리는 과정이 돋보인다. 극심한 초반 부진을 보였던 지난해의 아픔은 없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올해는 초반부터 전력질주를 기대할 수 있는 흐름이다.
이에 대해 추신수는 9일 지역 언론인 ‘댈러스모닝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배니스터 감독에 대한 고마움을 표시했다. 잘 알려진 바와 같이 추신수는 지난해 4월 타율 9푼6리라는 MLB 역사에 남을 최악의 성적으로 큰 고민에 빠졌다. 그러나 중반부터 반등하기 시작했고 마지막 9월에는 1.113의 OPS(출루율+장타율)로 좋은 마무리를 할 수 있었다.

추신수의 이런 좋은 흐름은 올해 시범경기 초반에도 이어지는 모습이다. 추신수는 “지난해 했던 것을 그대로 이어갈 수 있을 것 같다는 기분이 든다. 지난해 침체에 빠져봤고 그 침체에서 돌아오는 방법도 알고 있다. 이러한 경험은 지금 시점에서 큰 도움이 되고 있다”라면서 “좋지 않은 일주일이나 한 달이 있다고 하더라도 ‘무슨 일이 있는거지?’라고 되묻기보다는 더 큰 자신감을 갖을 수 있게 됐다”며 달라진 점을 설명했다.
추신수는 이런 반등에 있어 배니스터 감독의 믿음이 결정적이었다고 이야기했다. 한때 양자는 사이가 좋지 않았다. 추신수가 부진에 빠지자 배니스터 감독은 추신수를 플래툰 시스템에 포함시키기도 했으며, 수비 실책이 나오자 이를 대놓고 지적하며 갈등을 키우기도 했다. 그러나 중반 이후에는 꾸준한 기회를 주며 추신수의 감이 살아날 수 있도록 배려하는 변화를 보이기도 했다.
추신수는 이런 점을 떠올리며 “배니(배니스터 감독의 애칭)가 나에게 해줬던 것에 대해 고마움을 가지고 있다. 그 어떤 감독이 (그 부진 속에서) 그만한 기회를 줄 수 있다는 말인가. 그가 나를 믿어준 것에 대해 정말 고맙게 생각하고 있다”고 감독에 대한 신뢰를 드러냈다.
둘 사이의 앙금은 이제 완전히 사라진 모습이다. 배니스터 감독은 추신수를 그라운드 리더 중 하나로 인정하고 있다. 스프링캠프 개막 직전 직장암 발병 사실을 알린 토니 비슬리 3루 주루 코치를 어떻게 도울 것인지를 두고 의견을 나눈 것도 이와 같은 사실을 증명하는 하나의 예다.
배니스터 감독도 “추신수의 부활에 대해 큰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 그는 초반 힘겨운 부진을 이겨내기에 충분한 강인함을 가지고 있었다. 보통 그런 상황에서 많은 선수들은 무너지기 마련”이라고 격려했다.
‘댈러스모닝뉴스’는 “추신수가 일련의 사태에서 더 강해졌다”라면서 “휴스턴에 대한 경고일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휴스턴은 추신수가 부진했던 지난 시즌 초반 지구 선두를 내달렸지만 추신수의 부활을 등에 업고 탄력을 받기 시작한 텍사스에 끝내 지구 선두를 내줬던 경험이 있다. /skullbo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