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주, 스스로 투구 준비동작에 변화 줘
체인지업 활용도 높여 투구 패턴 다양화
한화 마운드에 또 한 명의 정우람이 나왔다. 좌완 유망주 김용주(26)가 팀 선배 정우람(31)과 흡사한 투구 준비동작과 스타일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김용주는 지난 8일 대전 홈에서 열린 넥센과 시범경기 개막전에서 3이닝 3피안타 2볼넷 3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했다. 최고 구속은 139km로 빠르지 않았지만, 속구(33개) 외에도 체인지업(22개) 커브(6개) 슬라이더(5개) 등 변화구 비율을 비슷하게 가져가며 과감한 몸쪽 제구가 돋보였다.
김용주의 투구 준비동작을 보면 팀 선배 정우람과 매우 흡사하다. 세트 포지션에서 두 손과 글러브를 가슴에 모아놓고 부드럽게 투구에 들어가는 게 정우람과 닮았다. 지난해까지 투구 전에 글러브 위치를 가슴 아래 내려놓고 던졌지만 스프링캠프를 거치면서 가슴 위로 위치가 바뀌었다.
김용주는 "준비 동작을 약간 바꿨다. 글러브를 아래에 내리면 상체에 힘이 많이 들어가는 것을 느꼈다. 편하게 힘 빼고 던지기 위한 것이다. 지금까지 괜찮게 되고 있다"라며 "누가 해보라고 한 것은 아니다. 이렇게 저렇게 연습해보다 지금 동작을 갖게 됐다"고 설명했다.
또 하나의 변화는 정우람처럼 체인지업을 많이 던진다는 것이다. 원래 슬라이더 투수였지만 이날은 체인지업을 훨씬 많이 던졌다. 김용주는 "초반 직구 밸런스가 안 좋아 체인지업을 썼는데 좋았다. 원래 이 정도 비율은 아니었지만, 많이 좋아져서 쓰고 있다"고 말했다.
김용주는 "상무에 있을 때 체인지업을 배웠다. 롯데 (고)원준이형과 같은 방을 썼는데 그 형이 싱커 던지는 그립과 체인지업이 비슷하다. 넥센에 있는 포수 (지)재옥이형도 조언을 해줘 도움을 받았다"며 "항상 영상을 보며 이것저것 연구하고 시도해 보려 한다"고 덧붙였다.
여기에 정우람 못지않게 배짱도 두둑해졌다. 1회 1사 1·3루에서 1점으로 막았고, 2회 2사 2루와 3회 2사 1·2루에서 실점 없이 넘어갔다. 위기에도 크게 흔들리지 않고 실점을 최소화했다. 그는 "예전처럼 마운드에서 굳어있는 건 없어졌다"고 자신했다.
김성근 감독은 "김용주가 작년보다 많이 좋아졌다. 이제 선발 대열에 들어갈 수 있다"고 기대했다. 김용주는 "감독님이 좋게 말씀해 주시지만 내가 생각할 때 많이 부족하다"며 "시범경기이지만 개막전 선발로 던져 기분이 좋다. 선발이 욕심나지만 선발이든 구원이든 1군에서 던지는 게 목표"라고 힘줘 말했다. /waw@osen.co.kr
[사진] 대전=백승철 기자 baik@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