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풍주루·수비요정’ 이대호, 안타 없어도 존재감 증명
OSEN 윤세호 기자
발행 2016.03.09 07: 20

안타가 터지지 않아도 다른 부분에서 팀에 도움을 줄 수 있음을 보여줬다. 
이대호(34, 시애틀 매리너스)가 무안타 침묵 속에서도 자신을 향한 의심을 지웠다. 날렵한 움직임을 통한 수비와 주루플레이로 가치를 한 층 더 높였다. 
이대호는 9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굿이어 굿이어볼파크에서 열린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와 시범경기에 5번 타자겸 1루수로 선발 출장, 2타수 무안타 1볼넷을 기록했다.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수비였다. 이대호는 6회까지 굳건히 1루 베이스를 지켰다.
시작부터 기본에 충실한 수비가 나왔다. 1회말 상대 타자 호세 라미레즈가 우중간을 가르는 2루타를 친후 3루까지 향하다가 오버런으로 2루로 돌아가려 했다. 이 때 이대호는 2루를 커버해 라미레즈를 태그아웃시켰다. 타구 방향에 따른 수비 위치를 정확히 잡았기에 소중한 아웃카운트를 만들어낼 수 있었다. 
2회말 수비서도 빼어난 장면을 연출했다. 무사 2, 3루 위기에서 배너블의 타구를 잡아 곧바로 홈으로 송구, 3루 주자 나폴리의 홈태그 아웃을 이끌었다. 5회말 다이빙캐치도 돋보였다. 이대호는 라미레즈의 강한 타구를 몸을 날려 잡아내며 이닝을 끝냈다.
공격에선 날렵한 움직임을 뽐냈다. 이대호는 2회초 상대 선발투수 우완 트레버 바우어를 상대로 풀카운트 끝에 볼넷을 골라 출루했다. 그리고 오말리의 우전안타에 3루까지 질주, 1사 1, 3루를 만들었다. 타구가 자신의 뒤로 크게 날아가는 것을 알고 전력을 다해 달려 3루 베이스를 밟았다. 이어 주니노의 중견수 플라이에 홈을 밟아 팀의 첫 득점을 기록했다.
시애틀 스캇 서비스 감독은 스프링트레이닝 기간 동안 세밀한 야구, 상대를 불편하게 만드는 야구를 강조하고 있다. 즉, 탄탄한 수비와 빠른 주루플레이를 바탕으로 한 야구를 하려 한다. 이대호는 이번 스프링 트레이닝 기간 동안 엑스트라로 수비 훈련을 자청, 시애틀 구단으로부터 높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서비스 감독은 7회초 이대호의 타석을 보기 위해 6회말 이대호를 제외한 모든 주전 출장선수들을 쿄체했다. 이대호가 이날 타석에서 강력한 인상을 남기지는 않았어도, 수비와 주루에서 서비스 감독에게 강한 인상을 줬음이 틀림없다. 적신호로 보였던 이대호의 개막전 로스터 진입이 청신호로 바뀌려 한다.
한편 이대호는 이번 시범경기에서 7타수 2안타(1홈런) 타율 2할8푼6리 1타점 2볼넷을 기록하고 있다./ drjose7@osen.co.kr
[사진] 굿이어(애리조나) = 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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